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던 히딩크 감독은 이전의 한국 축구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전략을 구사했다. 상대팀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압박 수비와 미드필드의 강화로 수비수와 공격수를 자유롭게 움직이게 함으로써 탄탄한 조직력과 더불어 전에 없던 성과를 거둔 것이다.한국수력원자력이 펼치는 통합경영관리(IMS, Integrated Management System)도 당시 축구 대표팀의 전략과 유사하다. 원자력발전소 한 곳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문제 발생원인을 분석하고, 원팀이 돼 신속하게 해결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방법은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얻는다.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가 지난해 12월 단행한 엔지니어링 조직개편 후 최초로 시행한 제6차 신월성 2호기 계획예방정비(1월 1일~3월 6일)를 성공적으로 완비하고 원자력 안전성을 더 높게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신월성 2호기가 있는 월성 제3발전소는 원전 운영 역량 향상과 원전 수출을 위한 통합경영관리의 일환으로 추진된 ‘엔지니어링 체계 전환’ 적용 후 최초로 계획예방정비에 돌입한 발전소로 사내외 관련 기관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월성본부는 지난 15일 이 같은 성과를 축하하기 위해 ‘통합경영관리 체계와 함께하는 신월성2호기 안전운전의 힘찬 출발!’이라는 행사도 마련했다.기존의 직능 중심의 부서 체계였던 기술실 부서(정비기술부, 기계부, 전기부, 계측제어부, 구조기술부, 엔지니어링부)는 통합경영관리 적용에 따라 업무 프로세스 중심의 엔지니어링 체계로 변환되며 엔지니어링실 산하 6개 부서(프로그램엔지니어링부, 시스템엔지니어링부, 기기엔지니어링부, 설계엔지니어링부, 정비관리부, 토건엔지니어링부)로 재편돼 발전소 엔지니어링 설비관리체계 혁신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엔지니어링 조직개편 이전의 직능중심 체계에서는 설비에 이상이 발생 될 경우, 문제 해결의 처음부터 끝까지 담당 부서가 수행해 다각적인 기술 검토가 엔지니어링체계와 대비해 부족했고 업무 부하가 편중되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하지만 통합경영관리의 적용으로 개편한 후에는 업무 프로세스별 분업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시스템엔지니어링부는 계통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설비 이상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기기엔지니어링부는 이와 동시에 정비를 위한 작업계획을 수립했으며 정비관리부는 이를 바탕으로 현장 정비 작업을 감독한다. 이처럼 과거 한 부서가 진행했던 업무를 체계 전환 후에는 전문적이고 유기적으로 함께 투입돼 전문성을 강화시켰으며 각 부서는 해당 프로세스에 맞는 담당 업무를 반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보다 전문적인 경험을 축적할 수 있어 설비 정비 품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엔지니어링 역량을 집중적으로 키워 업무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엔지니어링 조직 개편 이후 기술 현안 발생시 현안 대응 주관 부서인 시스템엔지니어링부를 중심으로 각 부서의 전문 분야별로 역할을 분담했고 각각의 부서가 보유한 고유역량을 효율적으로 발휘해 집단지성의 힘을 통해 당면한 과제들을 적기에 해결함은 물론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더욱 강화했다.이번 체계 개편을 통해 발전소 내 신설된 조직인 부품기술파트는 발전설비 정비에 소요되는 자재 조달 업무를 총괄해 자재 구매 관련 기술 검토, 구매품의 및 구매요청까지 전문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조직 운영 측면에서는 구매 관련 업무 절차가 효율적으로 개선돼 타 조직의 자재 확보 부담이 경감되는 효과가 있었고, 원전 안전성 측면에서도 기술기준에 부합하는 자재를 적기에 조달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됨으로써 발전소의 비상 대응 능력 확보를 통한 설비 건전성 강화에 기여했다. 변화된 조직체계가 시스템적으로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발전소의 지침서 및 절차서 등 원전 운영에 필수적인 문서들을 표준화하고 개정해 개편된 조직이 정확하고 원칙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발전소 전 인원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 또한 계획예방정비의 성공적 수행의 밑거름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월성본부 제3발전소는 이번 계획예방정비 수행 경험을 Best Practice(원전 운영 성과 향상을 위해 모든 발전소에 공유·전파하는 우수사례)로 다른 원자력본부에 공유해 국내 모든 원전이 더욱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안정성을 향상시킴으로써 원전 이용률을 향상시키고 원전 해외수출의 토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지난 1월 9일 CEO 인사이트(In Site)로 월성본부를 방문한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엔지니어링체계 개편 후 우리나라 원전 최초로 시행하는 계획예방정비로 기존 조직이 준비하고 신규조직이 인계 후 수행하는 첫 시도인 만큼 철저히 준비해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당부한다”고 체계 전환의 성공적인 정착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한 바 있다.15일 열린 ‘통합경영관리 체계와 함께하는 신월성2호기 안전운전의 힘찬 출발!’ 행사에서 김영승 한수원 엔지니어링본부장과 김한성 월성원자력본부장은 계획예방정비기간 동안 수고한 직원들을 따뜻하게 격려하고 신월성 2호기 주제어실 현장을 점검했다. 이날 엔지니어링실의 한 직원은 “과거 설비담당자 혼자 하던 업무방식에서 엔지니어링실 부서간에 협업하는 업무방식으로 바뀌어 계획예방정비 현안 해결에 큰 도움이 됐다”며 엔지니어링 체계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했다. 엔지니어링실 차장은 “발전소 기동 중 현안이 발생했을 때 본사, CRI에서 집중 지원 해줘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통합경영관리를 통한 전사적인 지원에 감사를 전했다.김영승 엔지니어링본부장은 “안정적인 계획예방정비를 수행한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며 “신월성2호기 7주기 안전운영과 오는 6월에 있는 신월성1호기 8차 계획예방정비도 완벽 수행해 엔지니어링체계 정착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김한성 월성원자력본부장은 “엔지니어링 체계를 기반으로 신월성2호기 계획예방정비가 완료돼 발전소의 안전성이 높아진 만큼 월성본부가 더 높은 지역주민의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발전소 안전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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