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론부터 말하면 학교법인 포스텍(포항공대) 이사장인 최정우 전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한다. 포스코는 물론 주주, 포항시민들을 위해서도 그렇게 해야 마땅하다.   그는 지난달 21일 포스코홀딩스 주총을 끝으로 포스코홀딩스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포스텍 이사장 자리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남은 임기(2027년 12월 만료) 때문이다.   포스텍은 포스코가 출자해 설립한 만큼 역대 포스텍 이사장은 당연히 포스코 회장이 맡았다. 그래서 포스텍 총장 선임은 포스코 회장의 입김이 절대적이다. 포스코 회장과 포스텍 총장의 관계는 여느 학교법인과 별반 다르지 않다.   최 전 회장의 결자해지 첫 단추는 어쩌면 포스텍 이사장직을 미련없이 버리는 것이다. 즉 아름답게 신임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그것이 자신으로 인해 꼬였던 포항시민들과 갈등의 매듭을 푸는 수순이 아닐까 생각한다.   #2. 포스텍 의대 유치(연구용 의과대학 및 스마트 병원 설립)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강덕 포항시장이 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현 포스텍 김성근 총장을 직접 거론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이날 ‘포스텍의대 유치를 위해 포항시민들이 그렇게 힘을 쏟았음에도 김성근 총장이 보여준 행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는 논지로 김총장을 직격했다. 마침 이날은 장인화 내정자가 주총에서 새로운 회장에 취임한 날이다. 이 시장이 이날을 택해 포스텍의대 문제를 거론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이 시장이 이날을 타이밍으로 잡아 수면 위로 밀어 올렸을까. 필자의 예단으로는 최정우 회장을 겨냥했다고 보여진다. 김 총장을 거론해 최 회장 용퇴를 촉구하는 ‘성동격서(聲東擊西)’인 셈이다.   역대 회장들처럼 포스텍 이사장직도 신임 회장에게 물려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포스텍 의대 유치 문제는 새로운 회장에게 이사장직을 물려 준 뒤 신임 장 회장과 장기를 두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물론 김 총장의 어정쩡한 행태에 대한 비판과 함께 태도 변화도 촉구하면서 말이다.   #3. 포스텍 의대 유치는 미래기술연구원 못지않게 이강덕시장이 혼신을 다해 추진하고 있는 현안이다. 지난해 11월 27일 ‘포스텍 연구중심의대 설립 촉구 범시민 결의 대회’ 이후 일주일 만에 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약 한 달 만에 목표치 20만명을 훌쩍 넘긴 30만명이 동참했다. 포스텍의대 유치를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을 단적으로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서명한 명단은 탄원서와 함께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 등에 전달됐다.   이후 이 문제는 최정우 회장 퇴진과 미래기술연구원 포항중심 운영 체계 구축 요구,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 갈등 등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었다. 이것이 장인화 회장 취임과 의과대 정원 증원과 맞물려 수면 위로 부상했다. 사실 포스텍 의대 설립은 포스텍 힘으로는 턱도 없다. 돈 줄을 쥐고 있는 포스코의 지원 없이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는게 현실이다.   국민과 포항시민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성장한 국민기업 포스코가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해야 가능한 사안이다.   #4. 이강덕 시장 발언 파문이 확산되자 김성근 총장이 1일 급히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김 총장의 이날 간담회 발언 핵심은 당위성에는 찬성하지만 엄청난 재원이 드는 만큼 쉽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김 총장의 이날 발언 내용은 최정우 이사장의 평소 경영 철학과 그 궤를 같이한다는 사실쯤은 어렵지 않게 간파할 수 있다. 재무통인 최 이사장은 평소 포항시의 포스텍 의대 설립 요구를 탐탁치 않게 여겼다. 왜냐하면 포스코가 그 재원을 부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는 일반 종합 대학 의대와는 그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코로나 팬데믹는 앞으로 의사과학자 양성이 얼마나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임을 깨닫게 했다.   포스텍 중심의 연구시설은 국내 어느 지역(대학)보다도 의사과학자 양성에 적합한 토양을 갖추고 있음을 김 총장도 모르는 바는 아닐 것이다. 최 이사장이 포항의 미래, 포스코의 미래, 한국 의학 발전을 위해 결자해지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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