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 간에 직접 대화의 장이 열리게 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이 2일 "대통령이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며 "대통령실은 국민들에게 늘 열려 있다"고 밝히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3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의료계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의료공백 장기화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대화에 호의적인 기류가 형성되는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공의 이탈 사태가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40여일간 지속하면서 의료 현장은 비상이다.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워온 의대 교수들은 사직서 제출에 이어 3일로 사흘째 단축 진료를 하고 있다. 일부 병원의 경우 예정된 외래 진료 일정이 미뤄지는가 하면 주요 진료과의 신규 외래 접수도 어렵게 된 상황을 맞고 있다. 내원 환자 수가 줄어든 병원은 직원들의 무급 휴가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의료 공백에 따른 악순환이 가시화하고 있다. 올해 인턴 과정을 시작해야 하는 예비 전공의들은 지난 2일 임용 등록이 마감됐으나 대부분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용 등록을 하지 않은 이들의 올해 상반기 수련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보건의료 체계 운영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정부와의 직접 대화 문제를 놓고 전공의들 간에는 엇갈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의 대화 제안이 나온 뒤 온라인 의사 커뮤니티와 메신저 단체대화방 등에선 다양한 의견이 표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전공의들은 "정부가 2천명 증원을 양보하지도 않았는데 이를 백지화하지 않는 이상 대화할 필요가 없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 다른 전공의들은 "정부와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창구와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2천명 의대 증원 문제가 의정 갈등 사태의 쟁점으로 부상해 있다. 정부와 의료계 간에 입장차가 여전해 보이긴 하지만 대화의 전제조건에 매몰돼 있을 수는 없다. 정부는 전공의와의 대화를 제안하면서 좋은 의견과 합리적인 근거가 제시된다면 더 나은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다며 정책 전환의 여지를 거듭 열어 둔 상태다. 전공의들이 소통마저 거부한다면 이는 옳지 않다. 의료공백 사태의 중심에 있는 전공의들은 조건에 매달리지 말고 정부의 대화 제안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야 한다. 정부와 전공의 간 대화 국면이 조성돼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을 해소할 반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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