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프랑스 르몽드지는 한국의밥상을 특집으로 보도했다. 김치의 상큼하고 아삭거리는 맛이 매운 맛과 이루는 조화를 소개하고 거기에는 여인의 손맛이 포함돼있다고 덧붙였다.불고기 또한 각 가정마다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이있어 맛이 있다는 것. 흰쌀밥에 몇가지 신선야채 반찬과 김치로 구성된 한국인의 밥상, 그것을 르몽드지는 극찬했다. 2백여종이 넘는 다양한한 김치종류와 마누라 없인 살아도 김치없인 못산다는 한국인의 김치사랑도 곁들였다. 그런데 최근, 그 한국인의 밥상에 이상이 생겼다. 항상 놓여있던 신선채소가 사라졌다. 겨우내 묵은 짠 장아치가 신선채소를 대신해 가짓 수를 채우고 있는 양상이다. 밥상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봄부터 내린 잦은 비에 길고 지루했던 장마. 많은 강수량으로 신선채소의 생산량이 턱없이 줄었다고 한다. 그로인해 채소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주부들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채소값에 시장가기가 무섭다고 아우성이다. 왠 허들갑인가 할는지 모르지만 밥상을 책임지고 있는 여자들로선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없다. 실제로 신선식품지수는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도매시장 기준으로 배추가 3포기에 1만3천원에서 1만5천원, 청양고추 10kg에7만원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하고있다.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3배이상 값이 치솟았다고 한다. 실감나는 것은 식당에서 상치나 김치를 더 달라고 하면 깜짝깜짝 놀란다는 것이다. 당연히 서비스량이 줄어들고 음식값이 오르거나 양이나 질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식당가의 인심을 야박하게 만드는 것이 채소류 값인 셈이다. 당국은 이같은 신선채소 가격앙등의 이유로 봄철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 많은 강수량에 잇단 태풍으로 인한 적기수확 차질 등을 꼽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생산농민이나 중간상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예년보다 절대 공급량이 모자라는 이유는 다른데 있다는 것이다. 바로 4대강사업이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다. 실제로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부산,김해,밀양,양산에서 없어진 신선채소 재배농지만해도 6천만평방미터에 달한다는 것이다. 엄청난 양의 생산차질이 이미 예견됐고 실제로 출하가 줄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생산면적이 줄어 엎친데 겹친 셈인 것이다.그 결과는 우리네 밥상에 신선채소가 사라지는 변화를 가져 온 것이다. 만약 주식인 쌀값이 20%이상 오르거나 품귀현상을 빚는다면 어떻게 될가? 그 파장은 어마어마 할 것이다. 다만 채소류이기 때문에 둔감하고 당국의 대처도 미온적인지 모르지만 민생적 차원에서 보면 지금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는 계층이 도시서민층이기 때문이다.농민들은 대부분 신선채소를 자급자족하니 별 문제가 없고 상류층은 비싸도 먹을건 사다 먹으니 논외이다. 그러나 서민들은 비싸면 못 사먹는다. 최근 우리나라의 엥겔지수가 다시 높아지는 것도 장바구니 물가와 무관치 않다. 쌀독에서 인심난다는 우리의 옛 속담은 서민들이 먹는 것 걱정안해야 국태민안이 온다는 뜻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국태민안에 문제가 생겼고 생활에 불안이 감돌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고 소득이 높아졌다는 말이 실감나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의 등소평은 실용주의 노선을 펼치면서 흑묘백묘론을 들고 나왔다.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수십억의 인민을 굶기지 않고 먹여 살리는 것이 대수라는게 그의 지론이었고 서방의 자본주의도 그의 흑묘백묘론에 달리 이론이 없었다. 중국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바로 등소평의 실용주의 노선이었다. 최근의 장바구니 물가에 긴장하는 것은 개발의 논리에 밀려 채소류 경작면적을 한거번에 없앤 무대책 때문이다. 장바구니가 흔들리면 인심도 따라 흔들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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