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여소야대로 끝났다.민심은 천심이라 했던가? 선거 결과를 보면 하늘이 심판한 듯 결과는 명백하고 준엄하다. 정치가 민생을 걱정해야 하건만, 국민이 정치를 걱정한 지 오래다.영조 때는 노론과 남인의 갈등이 극에 달한 때였다. 영조는 탕평책으로 잘 무마하려 했으나, 기어이 사단이 났으니 그 피해자가 사도세자였다. 폐세자로 넘어 갈 듯도 하나, 영조 눈 밖에 난 세자는 사약도 아닌 여름날 햇빛 아래 뒤주에서 목말라하며 팔 일 만에 짐승처럼 갇혀 죽는다.요즘도 보기 힘든 엽기적인 사건이 대궐에서 공개적으로 일어나고, 열 한 살 세손은 아비를 살려달라 빌어야 했다. 영화 ’사도’ 를 보면 영조가 망치를 들고 못질까지 하는 실로 부자간에 있어선 안될 일이 일어난다. 성군 영조가 그렇게까지 할까 싶다.세손이던 정조의 비극은 등극과 함께 아버지 시해 가담자들과 정국을 꾸려나가야 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 세력들은 정조 암살 모의를 수 차례하게 되고, 침소에 자객을 보내기도 한다.마흔 아홉이던 정조가 갑자기 죽자 독살설이 끊이지 않은 체, 노론이 남인 타킷을 삼은 이가 정약용 형제들이고 상소의 명분은 천주교 신자라는 것이다. 심지어 당시 정약용은 천주교가 제사를 모시지 않아 배교한 상태였으나, 이미 세상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18일의 혹독한 의금부 국문 후 셋째 형 약종은 참수로 순교한다. 둘째 형 약전은 흑산으로 유배가게 되고, 다산은 열 여덟 해를 강진 다산초당에서 유배 생활을 하게 된다.이들 형제는 같이 국문을 당하는 고초를 겪고, 유배길에서 이별하고는 다시 만나지 못한다. 실로 조선조에 그 형제만큼 모질게 핍박 받는 이도 없었고, 더구나 죄목이 천주교 신앙라니 요즘은 상상할 수 없다.형제는 유배지에서 실의에 빠져 있지 않고 의연히 학문에 정진했으니, 저서가 ‘자산어보’ 와 ‘목민심서’ 등이다. 다산이 강진으로 유배가기 전 경주와 가까운 장기현에 첫 유배를 와서 팔 개월 머물렀으니, 장기초등학교(옛 장기관아)에 사적비가 세워져 있다.옆에는 우암 송시열 사적비도 있는데, 아이러니 한 것은 그는 노론의 영수로 130년 전 먼저(1675) 그 자리에 와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정권이 바뀌면 리턴 매치가 예전부터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실로 모진 세월이자 정치의 광풍이련만, 지금의 우리는 다르다고 할 수 있는가?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를 그르다고 하는 문화는 아직 남아 있으며, 여당 대표는 이번 선거는 선한 시민과 범죄자 세력의 전쟁이라 외친다. 실로 우리는 진실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총선 민심에 따라 우선 대통령은 영수회담을 해야 할 것이다. 이 때 야당 대표를 대장동 범죄자로 취급해선 안된다. 그런 일은 사법부에 맡기면 된다.대통령 앞에는 총리, 비서실장 인선이 놓여 있다. 부디 국민과 소통 되고, 야당과 원만한 사람을 골라야 할 것이다. 우선 현안으로 의대 증원은 의사협과 다시 의논하여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피해는 국민에게 가기 때문이다.삼 년 전 청와대를 마다하고 굳이 용산에 자리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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