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전안례, 기러기를 드리는 예를 올리겠습니다. 행 친영례, 신랑이 신부를 맞이하는 예를 행하겠습니다. 행 교배례, 신랑 신부가 절을 교환하는 예를 행하겠습니다”이스라엘 국적의 부부 한 쌍이 22일 경주향교(전교 이종암)에서 전통혼례를 체험했다. 경주향교에서 이스라엘 관광객 25명과 함께 치러진 이날 혼례 초례청은 명륜당 대청에 마련됐다. 동쪽과 북쪽에는 목단 병풍이 각각 1개씩 배설되고 초례상, 전안례상, 근배례용 술상이 정 위치에 놓인 전통 방식 그대로를 재현한 초례청을 마주하고 이스라엘인 신랑 타마라(73)와 신부 오퍼(59)가 마주 섰다. 영서례, 전안례, 친영례, 관세례, 교배례, 근배례 순으로 진행되는 전통 혼례에 참여한 신랑과 신부는 혼례 체험이 신기한 듯, 유쾌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부부는 서툴고 어색해하면서도 전통 혼례를 체험하며 즐겼다. 함께 온 여행단은 이 부부의 안부, 시자 등의 역할을 해줬고 친구가 돼 혼례를 축복했다. 부부는 입을 모아 “너무 행복한 경험이다. 혼례복이 화려하고 아름다워 놀랐다. 한국을 여행하면서 경주향교 전통혼례체험이 가장 인상에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들 부부와 여행단은 경주향교가 전통문화 보존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체험 행사(떡 메치기, 투호, 윷놀이 등)에 참석해 여흥을 즐기기도 했다. 이번 전통 혼례는 이들 부부가 경주향교를 둘러보던 중, ‘경주향교 문화유산 활용사업’인 전통 혼례 홍보 현수막을 보고 외국인 근로자센터와 경주향교에 문의해 성사됐다. 경주향교 이상락 사무국장은 “전통 혼례는 문화유산인 경주향교의 전통문화 활용사업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지역민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행사로 관광객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한편 경주향교의 전통 혼례는 향교 유림에서 이어져 오고 있는 홀기를 근거로 행하고 있으며 집례자의 혼례 진행에 이어 여성유림회 회장의 홀기 해설을 덧붙여, 어렵게 생각되는 전통 혼례 의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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