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첫 회담이 이뤄진다. 2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1시간 넘게 차담 형식으로 진행될 이번 회담에선 의제에 제한이 없는 만큼 국정 전반에 걸쳐 폭넓은 대화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 취임 후 2년 만에 두 사람이 따로 만나는 자체가 의미가 작지 않지만, 이것으론 부족하다. 국민의 기대가 큰 만큼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성과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우선 이번 회담은 국정 파트너로 서로를 인정한다는 정치적 의미가 크다. 그렇다면 이에 걸맞은 두 지도자의 자세와 인식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4·10 총선 참패 이후 압박에 몰린 윤 대통령의 정치적 탈출구의 일환으로서, 혹은 총선에 압승한 이 대표의 정치적 위상을 과시하는 자리로만 서로 활용하려 한다면 회담 결과는 눈에 보이듯 뻔하다. 진정성이 바탕이 되지 않는 회담은 무의미한 또 하나의 정치적 이벤트가 될 뿐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 수용과 국정 변화에 대한 분명한 구상과 메시지를 회담에서 내보여야 한다. 이 대표도 국정운영에 대한 무조건 반대자가 아닌 수권정당의 책임 있는 역량과 자세를 보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각종 특검법과 특별법, 거부권 행사 사과 문제 등 예상 의제를 살펴보면 양쪽 간 인식차가 작지 않다. 그러나 공통분모에서 출발해 공감을 차근차근 넓혀 나간다면 성과를 못 낼 것도 없다.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차이와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면서도 이를 좁혀나가는 현실적인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양쪽 모두 민생을 최우선으로 얘기해 왔던 만큼 합의가능한 사안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대결의 정치를 버리고 대화의 정치를 복원하는 돌파구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선 협치를 구현할 큰 틀의 본질적인 논의도 마다하지 말기 바란다. 추후 대화를 이어갈 양자회담 정례화, 후속 여야정 협의체 구성 등도 검토할 수 있다. 회담 뒤 `만남에 의미가 있었다`는 약간은 공허한 메시지를 뛰어넘는 희망을 주는 만남이 되어야 한다. 회담 이후 관계가 오히려 악화하는 일도 어떤 경우든 없어야 한다. 결국 두 지도자가 무슨 얘길 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얘기를 들을 것인지가 더욱 중요하다. 국민은 이번에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협치와 변화에 대한 진정성과 의지를 지켜보고 확인할 것이다. 연합뉴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