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아트피아가 오는 9일부터 6월 5일까지 올해 두 번째 기획전 `붓, 노를 삼다`전을 연다.    이번 기획전의 초대작가는 혜정(惠汀) 류영희(1942~)와 문강(文岡) 류재학(1955~)이다. 두 작가는 문화류씨 곤산군파 38대손 남매 서예가다. 남매는 대구에서 나고 자라 50~60년간 영남서단을 견인하며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린 시절 제사가 많은 종가집에서 태어나 지방(紙榜)을 쓰고 남은 먹물로 붓글씨를 즐겨 썼다는 류영희 작가는 60년간 대구에서 한글서예의 지평을 넓혀온 서예 명인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누이를 따라 한글서예를 익힌 류재학 작가는 한문서예는 물론, 전각에서부터 서각, 판화, 사군자, 미술사 이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고루 섭렵한 보기 드문 학자이자 작가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개최하는 이번 기획전 `붓, 노를 삼다`전의 키워드는 가족, 예술 그리고 서예다. 키워드의 의미를 확장하면 삶이 된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하듯 삶은 늘 유동적이다. 삶을 따라 예술도 변한다. 그 가운데에 우리가 놓치지 않고 주목해야 할 것들이 있다. 우리의 삶을 더 아름답고 가치 있게 채워주는 것들이다. 인류 역사상 예술이야말로 그 중심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시대에 핵가족과 대가족을 옳고 그름이나 경·중의 가치로 저울질할 순 없다. 다만 끊임없이 움직이는 시간 속에서 생명력을 유지해온 예술(또는 예술가)의 행보에 삶을 비추어 우리의 현재를 환기해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남매이면서도 서로 다른 예술적 성취를 보여주는 두 작가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이례적인 기회이다. 두 작가의 서로 다른 묵향(墨香)이 어떻게 조화(또는 다름)를 이루는지 비교 감상해 볼 수 있는 기회로써 의미 있다.    두 작가는 현재 절차탁마로 일군 예술적 성취를 학교와 서실, 유튜브를 통해서 후진(또는 대중)과 나눈다. 5월 가정의 달에 이번 기획전을 개최하는 이유다.이번 전시에서는 초대작가의 대표작을 AI 기술로 변환한 영상 작품도 선보인다. 매스컬쳐가 다수의 이목을 집중시킨다는 것에서 착안한 형식적 콜라보다. 디지털 문화에 빠른 적응력을 보이는 MZ세대에게 서예가 좀 더 새롭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계기가 됐으면 해 마련한 코너다.    오는 16일 ‘작가를 만나다’에서는 두 작가의 서예 작품인 붓글씨 나눔 이벤트를 한다. 수성아트피아 관계자는 "동아시아 고유의 예술인 서예의 전통이 디지털 문화에 밀리거나 서구 현대미술에 가려지는 추세다. 이럴 때일수록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예만의 고유한 가치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가 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향후 서예가 나아갈 방향성도 함께 모색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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