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한왕용은 18일 또다시 안나 푸르나로 떠났다. 해외에서 펼치는 10번째 클린 마운틴운동을 위해서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선 세 번째로 해발 8,000m이상의 14좌를 완등한 산악인이다. 박영석, 엄홍길에 이은 ‘넘버3’이 그의 닉 네임이다. 매스컴에도 알려지지 않은 그는 등반기록도 클린으로 소문나 있다. 단 한번도 스폰서 없이, 등정에 대한 시비없이 깨끗하게 완등한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인물이다. 박영석, 엄홍길이 재등정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는 그야말로 ‘클린 완등’을 자랑으로 여기는 인물이다. 세르파 다와 옹추가 오은선의 칸센중카 등정에 대해 “오대장의 칸센중카 등정이 아니라면 2002년 한왕용의 정상정복도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그의 등정은 신뢰를 받고 있다. ‘넘버3’이지만 스폰서 없이 완등한 순도 100%라는 자부심을 그는 갖고 있다. 아직도 14좌 완등은 세계에서 불과 20여명에 불과하다. 그런 그가 요즘은 산에 오르는 목적이 달라졌다. 그에게는 이제는 정상이 목표가 아니다. 기록이 목표는 더더욱 아니다. 그는 요즘도 산에 오른다. 그 목적은 산쓰레기를 청소하기 위해서이다. 이름하여 ‘클린 마운틴’운동이다. 언젠가 에베레스트를 등반후 일본 산악인에게서 들은 말이 그를 기록도전에서 산악청소로 변화시킨 동기였다고 한다. 한국 산악인이 등반후 버리고 간 참치캔과 쓰레기 음식이 먹거리가 됐다는 말이 큰 충격이었고 ‘클린 마운틴’운동을 하게된 계기가 된 것이다 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보호의 대상이라는 철학이 생겼고 그같은 철학을 몸소 실천하게 된 것이다. 18일은 UN이 정한 ‘산의 날’이다. 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그 고마움을 느끼는 날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특히 산림의 자원화를 위해 힘쓴 사람과 산림녹화를 위해 헌신해온 사람들에 대한 표창했다. 산지 자원화를 위한 미래투자와 비즈니스도 새로운 산업으로 떠올랐다. 산의 중요성이 재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산은 일제 강점기 무차별 남벌로 헐벗었고 해방후 집중적인 산림녹화사업과 취사, 난방시스템의 변화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이제는 대부분의 산이 짙은 녹음으로 채색되어 우리에게 안식을 준다. IMF파고 때 사람들은 산에 오르며 위기를 극복하는 힘을 길렀고 지금은 웰빙바람을 타고 산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주말이면 산을 오르는 사람이 줄을 이을 정도로 우리의 산찾기는 정도를 넘고 있다. 그동안 산을 잘 가꿔온 덕분이다. 우리의 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즐기는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산은 몸살을 앓고 있다. 등산객들이 버린 쓰레기, 한여름 계곡을 찾은 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원인이다. 가져간 음식물 쓰레기 되가져 오기등 캠페인을 벌이지만 쓰레기로 인한 산의 고통은 갈수록 심해진다. 유명 산이 있는 지자체는 해마다 쓰레기를 치우는데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쏟고 있다. 낚시터는 낚시꾼이 오염시키듯 산은 산에 오르는 사람이 오염시킨다. 오르지 않으면 오염될 원인이 없기 때문이다. 산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무궁무진하지만 즐길줄만 알았지 보호하는데는 소홀한 사람들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이다. 우리도 모르게 산은 우리생활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산지의 자원화가 추세이고 산을 이용한 휴양문화와 웰빙산업도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다. 산이 우리생활을 윤택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해마다 엄청난 임야가 개발이란 명목으로 사라지고 산불로 불타 없어지지만 산은 여전히 우리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그런 산을 위해 지속적이고 꾸준한 투자를 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 그중 반드시 해야할 일이 ‘클린 마운틴’운동이다. 이 일을 한왕용등산가에게만 맡길 일이 아니다. 범국민적인 캠페인으로 승화시켜 산사랑 운동을 펼쳐야 한다. 이제 단풍철이다. 또한번 산이 홍역을 치른다. 클린운동으로 올 단풍철은 산을 쉬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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