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는 민주당이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민주당이 보여준 모습은 제대로 된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힘에 의한 일방주의뿐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민주당이 누리는 의회 권력은 민주당에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민주당이 수권 정당으로 거듭나려면 반대만이 능사가 아니다. 집권을 위한 역량과 신뢰, 안정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겸손하지 못한 권력은 결국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총선 때 그로 인해 엄한 벌을 받았다. 
 
야당은 반대당(opposition)으로 불리지만 동시에 집권 대안세력(government-in-waiting)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향후 선거에서 겸손하지 못함에 대한 평가 대상은 아마도 민주당이 될 것 같다. 마구잡이로 휘두를 때보다 칼집에 들어있을 때 칼이 더 무섭게 느껴지는 법인데 민주당은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에 별 기대감이 없기는 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다는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 개원만 했지 개원식은 하지 못한 22대 국회에 대한 불만이 갈수록 확산되어 가는 느낌이다. 서로 다른 정치 세력 간의 다툼이야 특별할 것이 없지만, 그래도 한 나라의 정치 엘리트라고 하는 국회의원이 보여주는 모습이 이 수준밖에 안 될까 하는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격조와 절제는커녕 고함, 삿대질, 욕설이 난무하는 저잣거리의 싸움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당신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거나 “당신은 겁쟁이야”라는 말은 좀 나은 정치를 하는 국가에서는 의회의 품격을 해치는 비의회적 표현으로 간주 한다. 예컨대 영국 의원이 의회에서 이런 말을 썼다면 하원의장의 지적을 받고 심지어 한동안 의회 출입을 못 하는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성질을 다스리고 절제된(good temper and moderation) 언어 사용을 의회 정치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다른 영역에서의 발전에 비해 정치는 여전히 개도국 시절의 4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야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하지만 현재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다수당 민주당의 잘못이 더 커 보인다.
  완장 찬 야당 법사위원들은 정제되지 않은 말과 고압적 태도로 탄핵을 남발하고 있다. 탄핵으로 몰아갈 명분도 없고 ‘직무상의 중대한 비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약한 상황에서 ‘가진 힘’을 마구잡이로 쓰는 것은 후진국형 국회임에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