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의 의료현장 이탈 사태가 지난 2월 시작된 지 반년이 지났다. 의대 증원 문제를 둘러싼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전국 곳곳의 병원이 인력 부족으로 운영에 차질을 빚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전공의들의 전면 복귀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지난주 마감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는 지원자가 21명에 불과했다. 이는 지원 기간을 연장하며 추가 모집까지 실시한 결과인데, 이들을 더해 하반기 전체 전공의 지원자는 125명에 그쳤다. 응급실을 떠나는 의사들이 늘면서 의료 운영 체계가 비상이다.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에다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까지 겹치면서 의료운영 체계의 최전선 역할을 하는 응급실이 사실상 '응급 상황'에 놓였다는 우려가 커진다. 일부 지방 대형병원들의 응급실은 특정 요일·시간대에 일시 문을 닫고 있다. 이달 둘째 주 현재 전체 응급실 408개 중 응급실 병상을 줄인 곳은 25곳에 달한다. 의료인 양성 체계에도 차질이 예고된다.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휴학계를 내고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은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대학 측이 '유급 데드라인'을 미루는 등 방안을 동원하고 있지만,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다면 이들이 올해 내 돌아올 기미도 현재로선 별로 없다.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내년 신규 의사 배출은 급감할 수밖에 없고, 군의관이나 공보의 자원이 크게 줄어드는 등 연쇄적인 큰 문제점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더욱 걱정스러운 대목은 그간 수시로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해 온 의정 간에 실질적인 소통 움직임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와 의료계가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당장 머리를 맞대도 크게 늦은 상황이지만, 불행히도 현재로선 대화를 위한 어떤 전망조차 할 수 없다. 의료 체계가 마비되거나 혼란 양상이 더이상 지속돼선 안 될 것이다.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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