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시에 사방이 모두 적(상대자)으로 둘러싸인 형국(형편이나 판국)이나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된 상태’를 이르는 말로 ‘사면초가’란 고사성어가 있다. 중국 ‘사기’인 ‘항우본기’에, 중국 초나라 항우가 한나라 군사에게 포위당했을 때, 밤이 깊자 사면(전후좌우 모든 방면)의 한나라 군사들 사이에서 초나라 군대들의 노래 소리가 들려옴으로, 초나라 백성이 모두 한나라에 항복한 줄 알고 놀랐으며, 허망하게 고립된 경우를 이르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이때의 상황은 진퇴양난이요, 진퇴유곡이라 전한다. 진퇴양난은 이러기도 어렵고 저러기도 어려운 매우 난처한 처지에 놓여있음을 뜻한다. 그리고 진퇴유곡이란 나아갈 수도 없고 물러설 수도 없이 궁지에 몰려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줏대 없이 어물거리기만 하고 딱 잘라 결단을 내리지 못한 사건을 두고 ‘우유부단’하다는 꼴이 되었다. 사람들 사이에 그릇된 처사를 당할 때 비난하고 비방하고, 중상한다. 비난은 남의 잘못이나 흠 따위를 책잡아 나쁘게 말하는 것이고, 비방도 남을 나쁘게 보는 동시에 남을 헐뜯고 욕하는 것이다. 그리고 중상은 터무니없는 말로 남을 헐뜯어 명예를 손상 시키는 것이다. 잘못이 있으면 반성하고 사과하고 심한 경우는 용서를 구하면 될 일을 침소봉대라고 부풀려 과장되게 소문을 퍼뜨리는 경우가 우리 사회와 인간사의 관계를 멍들게 한다.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정면을 향하여 타인을 비난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를 창피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안 보이는 곳에서 하는 것은 불성실하다. 덕(德)을 기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타인에 대해서 결점을 찾지 않는 일이다. 타인의 결점을 잊어버리고, 자신의 결점을 찾아내서 깊이 명심(명념)하라 했다.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위험한 불꽃이다. 그 불꽃은 자존심이라는 화약고의 폭발을 유발하기 쉽다. 이 폭발은 왕왕 사람의 목숨마저 앗아간다는 것이다. 다툼과 전쟁놀이도 아이 때부터 오락으로 시합을 한다. 한 예가 장기와 바둑판에서도 벌어진다. 초나라와 한나라의 전쟁놀이인 ‘장기’는 둘이서 겨루는 시합이다. 청·홍의 장기짝을 각각 차지하여 장기판에 정해진대로 마주 벌여 놓고 번갈아 두면서 겨루는 놀이다. ‘장군을 받지 못하면 지게 된다’ 결과는 승복하는 일이 적고, 항상 상대자의 태도에 시비가 벌어진다. 지는 쪽은 상대의 전술에 비난에 핑계로 그 탓을 나무란다. ‘사면초가’는 다 함께 더불어 살지 못하고 고립된 상태의 상황이다. 고립은 홀로 외따로 떨어져 있는 것으로 외톨이며 남과 어울리지 못함이라 했다. 인간사회에 있어서 홀로·외톨이 그리고 고립은 개인에 불과하다. 전체는 개인을 위해서 또한 개인은 전체를 위해서 존재한다.개인은 착하게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지만, 그러나 그가 구원(도움)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전체에 달려있다고 한다. 개인은 전 인류의 마지막 존재라 한다. 개인은 인간의 알파(시작)요 오메가(끝)다. 어떤 일을 시작하더라도 혼자 하면 더디다. 음식은 혼자 먹어도 맛은 있지만 일은 여럿이 하면 속도와 효과가 있다. 요즘 어린아이들 사이에 구설되는 말로 ‘왕따’라는 말이 흔하게 쓰인다. 어떻게 짓누르더라도 개인적 인격은 전제다. 전제라는 말은, 어떤 일을 혼자의 생각대로 결정하고 처리하는 것이다. 머리가 다르면 마음도 달라진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과 완전히 같은 사람은 없다. 그저 조금씩 닮아있다는 것 뿐이다.개인이란 어느 무엇이나 어느 쪽의 구성원이 아니다. 개인은 개체로서 존재할 뿐이다. 인간사회에 있어서 개인의 잘못은 비방해도 전부를 탓할 수는 어렵다. 칭찬과 비방은 보는 것, 생각하는 것의 차이일 뿐이다. 비방은 자기에게 돌아오는 화살이라고 유학자 장자론에 나온 말이다. 남을 비방한다는 것은 그가 자기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고백하는 일과 다름없다. 왜냐면 사람은 거지를 동정하지 비방하지는 않는다. 순풍에도 소나기가 오는 것처럼, 참피온(우승자)에게는 항상 도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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