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조사 결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0%대가 붕괴됐다. 한국갤럽 조사(지난달 29~31일)에선 긍정 평가 19%, 부정 평가 72%를 기록했고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지난달 27~28일)에선 긍정 평가 17%, 부정 평가 78%였다.
임기 반환점을 맞는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연금, 의료 등 4대 개혁과 탈원전 폐기, 한미동맹 강화와 한일관계 개선 등 굵직한 성과를 거두었으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통령의 지지 기반에서도 민심 이반 현상이 뚜렷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당황한 분위기가 읽히는 등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이 크게 훼손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국정 지지율이 19%까지 하락한 것은 윤-한 갈등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더해 윤 대통령이 명태균 씨와 통화한 육성 공개 등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정 지지율 추락은 이태원 참사와 총선 참패에도 개각 등 과감한 국정 쇄신없이 어물쩍 넘어가 환부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명태균씨 관련 의혹이 확산하자 대통령실 참모들은 명씨를 윤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를 끊어냈고 김건희 여사가 명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것은 단순한 호의 차원이었다는 게 다수 주장이었다. '사기꾼(명씨)의 주장'을 보도하는 언론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사태로 인해 윤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레임덕이 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기치로 내걸었던 '공정과 상식'의 기반이 위태로워진 상황이어서 국정 동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는 명분의 싸움이고 명분을 이루는 것은 정부의 국정 철학이다. 지금 그 기둥이 흔들흔들한다.
여론을 대하는 대통령실의 자세도 문제이지만 여소야대 정국에서는 소수 여당 국회의원이 대통령이 일할 수 있도록 방어가 필요한데도 모두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 대표만 있을 뿐이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 전반기 실수를 교훈으로 삼아 우선 당정관계를 보다 공고히 하면서 대야 관계를 풀어가야 한다. 당내에 친윤 비윤이 존재해서는 더욱더 안 된다. 당 대표가 요구한 인적 쇄신은 빠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