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식 경주시장은 최근 열린 (사)천년미래포럼의 초청강연회에 강사로 나서 “내 속에는 신라인의 DNA가 흐른다”고 말했다. 그는 ‘경주의 현재와 미래’라는 강연을 통해 천년왕도인 경주에는 수많은 능이 있으나 누구의 왕릉인지 어느 고관의 능인지 알지 못하는게 현실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최시장은 경주시의 미래는 현실적으로는 시외곽에 있는 한수원의 이전과 원자력 기자재산업단지, 원자력 품질인증센타, 제2원자력연구원 유치등이 당면과제이나 천년왕도의 복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년이라는 잃어버린 시간과 잃어버린 공간을 되찾아 ‘천년왕도’의 옛 영화를 재현해 나가자는 것이었다. 그가 제안한 ‘천년왕도 프로젝트’는 반월성의 신라궁성을 복원해 신라왕국의 모습을 재현하고 전통한옥복원을 장기적인 꿈으로 삼아 한옥대학과 대학원, 연구소를 세우자는 것이다. 또한 장수촌을 건설하고 왕도경주 관광탐방코스를 개발하는등 옛 영화를 재현해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삼자는 것이다. 어릴적 교과서에서 배운 경주는 많은 환상을 불러 일어켰다. 통일신라시절 경주는 사방 백리를 시역으로 백만의 인구가 있었으며 기와집이 대부분이었다고 배웠다. 그을음을 방지하기 위해 숯으로 밥을 지어 먹었다는 기록도 전해 내려 온다고도 배운 것이다. 성장해 실제로 가본 경주는 어릴적 환상을 현실로 보여줘 또한번 충격에 쌓였다. 석굴암과 불국사, 첨성대, 안압지등은 천년신라의 영화와 면면히 이어져 온 옛 선조들의 삶의 편린을 겅험하는 좋은 기회였다. 도시 곳곳에 우뚝 솟아 산을 이루고 있는 거대한 왕릉은 신비감마저 느끼게 한 기억이 새롭다. 56대에 이르년 천년왕조의 왕들이 누어 있는 왕릉에선 당장이라도 위풍당당한 왕들이 잠에서 깨어나 뛰쳐 나올듯한 느낌이었고 김유신의 길과 능에선 긴칼과 갑옷으로 무장한 늠름한 장군의 위상이 연상되기도 했다. 에밀레종의 애달픈 사연에는 선인들의 장인정신에 숙연해졌고 안압지에서는 옛왕조의 외교와 풍류를 느꼈다. 수중 문무왕릉을 보면서 그의 조국수호에 대한 충정을 읽으며 수중고혼에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첨성대와 분황사, 황룡사지, 감은사지등 수많은 유적지들은 아직도 옛신라가 살아 숨쉬는듯 한 착각에 사로잡히게 했던 기억이 지금도 선연하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는 시조 혁거세에서 56대 경순왕까지 992년을 이어온 세계 최장수국가이다.그 역사를 상대, 중대, 하대로 나누면 고대 원시부족에서 삼국통일, 골품제도붕괴에 이은 전제국가로의 성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폐망하기 직전에는 왕권이 급격히 쇠퇴, 호족과 해상세력이 들고 일어서는 전형적인 폐망사의 전철을 밟았지만 신라는 우리나라에선 가장 강력한 왕조로 군림해온 것만은 사실이다. 그 중심에 경주가 있었으니 ‘왕도경주’라 할만한 것이다. 최양식시장은 이제 신라궁성인 반월성을 복원해 옛 신라왕국을 복원하는 첫 불을 지폈다. 그가 지적한대로 경주시는 수많은 유적지를 지니고도 왕릉의 주인을 제대로 찾지 못할 정도로 집대성하고 체계화 하는데는 아직 할 일이 많다. 또한 그많은 유산들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데는 부족함이 없지 않다. 테마가 없고 꿈과 환상이 없고 신화가 없기 때문이다. 천년세월을 오늘에서 느까며 꿈과 환상을 키울 수 있어야 하고 신비감이 있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도시 로마나 파리등도 옛 문화유산에 신비감을 불어넣고 신화를 만들고 이야기를 만들어 관광객들이 꿈과 환상을 체험토록 하고 있다. 우리가 보기에 별것도 아닌 평범한 로렐라이 언덕이 관광명소가 된 것도 다름아니다. 어린아이가 오랜시간 오줌을 참다 한꺼번에 쏟아낼때의 시원함을 표정으로 담은 ‘오줌싸는 아이’라는 조그마한 동상도 볼품은 없지만 만들어낸 사연에 관광객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것이다. 이제 경주도 유적지 전반에 걸쳐 상품화하고 사연을 만들고 신화와 신비감을 불어넣는 일대 리모델링을 가져야 한다. 김유신장군묘역에서 그의 신화를 읽게하고 그가 말을 타고 다녔던 길에선 애틋하고 이루지 못한 사랑에 연민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 첨성대에선 하늘의 별을 읽으며 점성술을 알게 하는 마케팅이 필요한 것이다. 수중고혼 문무왕릉에선 나라사랑을 배우면 경주관광이 완성되는 이야기와 테마가 있는 관광, 그것이 앞으로 만들어 가야할 미래의 경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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