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 보면 붙여야 할지 띄어야 할지 헷갈리는 단어들이 적지 않다. 어떨 때 띄우고 또 어떨 때 붙이는지 고민이 된다. 잘못된 띄어쓰기는 문법 오류를 가져온다. 자연스러운 속도/리듬으로 읽히지 않는 문제도 있다. 한마디로 가독성(可讀性)이 떨어진다는 것.가독성은 얼마나 쉽게 읽히는지 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기본적으로 글씨체, 글자 간격, 행간에 따라 달라진다. 띄어쓰기로부터도 큰 영향을 받는다. 적절한 띄어쓰기가 가독성을 높일 수 있단 뜻. 띄어쓰기 규칙을 따르는 건 문법에 맞는 우리말 표현을 위한 첫걸음이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적절한 속도/리듬에 실어 전달하기에도 효과적이다. 띄어쓰기는 구체적으로 가독성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가독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단어가 조합된 표현을 중심으로 알아보려 한다.경우의 수 세 가지띄어쓰기는 세 가지 경우의 수를 보여준다. 첫째, 무조건 띄우는 경우. 둘째, 띄어도 붙여도 되는 경우. 즉 띄우되 예외 허용. 셋째, 무조건 붙이는 경우. 다른 경우의 수는 존재하지 않으며 각 경우는 나름의 규칙을 가진다. 글을 읽다 보면 두 단어가 이어진 표현을 보곤 한다. 보통은 각각 독립된 의미를 지닌 단어로 생각해 띄어 쓰게 된다. 표기법상 꼭 붙여 써야 하거나 붙여도 띄어도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면 ‘공연 관람’ ‘사회 문제’ ‘문제 해결’ ‘공동 생활’.   띄어 쓸까 붙여 쓸까. ‘공연 관람'은 무조건 띄어야 한다. '사회 문제' '문제 해결'은 띄어도 붙여도 된다. ‘공동 생활'은? '공연 관람'과 반대로 무조건 붙어야 한다. 즉 ‘공연 관람’ ‘사회∧문제’ ‘문제∧해결’ ‘공동생활’. ('∧'은 띄어도 붙여도 된단 의미.)'나무'와 '김밥' 차이같은 두 단어 조합임에도 띄어쓰기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위처럼 독립된 두 단어로 보고 띄우면 될 것 같지만 안 그런 경우가 꽤 있다. 복합어가 그 예. 잘못된 띄어쓰기가 발생하는 대표 사례이기도 하다.   우리말 단어는 어근(語根, 단어 뿌리) 수에 따라 단일어와 복합어로 나뉜다. 단일어는 더 이상 쪼개질 수 없으며 하나의 뜻으로만 사용되는 단어를 뜻한다. '나무' '진달래' '어제' '단어'가 좋은 예. '나무'는 '나'와 '무'로 쪼갤 수 없다. 쪼갠다 해도 원래 뜻이 유지되기가 불가능하다. 반면 복합어는 쪼갤 수 있는 단어. 국어학적 설명으로는 둘 이상 어근 또는 어근과 접사가 결합한 형태. '김밥' '돌다리' '늦잠' '맨주먹' ‘오가다’ ‘따라붙다’가 그 예. 모두 하나의 단어로 인식되지만 쪼갤 수 있는 복합어들이다. 쪼갤 수 있다 해서 쪼개 써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복합어도 하나의 단어로 사용되므로 띄어 쓰면 곤란하다. 위에 소개한 예시들은 띄어쓰기를 잘못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김'과 '밥' 사이에 공백을 두지 않는다는 뜻. 글을 쓸 때 거의 자동으로 붙이는 단어에 해당한다.'햇 곡식'으로 쓴다면?'햇곡식'은 어떨까. '햇'은 접두사, '곡식'은 어근이므로 무조건 붙여 써야 한다. '따라붙다' 역시 '따라' '붙다' 둘 다 어근이므로 붙여야 한다. 하지만 글을 읽다 보면 잘못된 띄어쓰기를 종종 발견한다. 복합어가 아닌 두 단일어가 이어진 경우로 여기기 때문. '따라붙다'를 독립적인 의미를 지닌 '따라'와 '붙다' 두 단일어로 인식한다는 뜻이다. 사실 단일어/복합어 같은 국어 용어를 알면서 글을 쓰거나 읽는 사람은 거의 없다. 국어학 전공자나 학자도 쉽지 않은 일이다. 글을 쓰는 목적은 국어 용어를 이해하거나 정확한 띄어쓰기를 하기 위함이 아니다. 말하려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해서 띄어쓰기를 무시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 띄어쓰기 규칙에 맞지 않는 글은 보기에 좋지 않다. 앞서 말했듯 가독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띄어쓰기는 규칙을 넘어 글을 읽는 방식, 내용을 이해하는 수준 등 읽는 사람의 심리와 깊이 연관된다. 심리를 이해하면 띄어쓰기를 더 쉽게 할 수 있단 뜻.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