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을사는 '60간지' 중 '42번째'이고. '을'은 청이므로, '파란 뱀의 해'에 속한다. 우리는 지난해 헌정사에 처음 있는 난리를 겪었다. 새해에는 탄핵 된 대통령이 복귀하느냐, 새 대통령이 탄생하느냐가 결판이 나는 중요한 해이다. 새해 희망은 온 국민이 축하해야 할 국제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 중요 정상들이 참석하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꼽을 수 있다. 행사 성공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 하루빨리 탄핵정국을 종식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나라 안팎으로 적지 않은 도전과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우리 국민은 격동기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나라가 너무 혼란스러워 종잡을 수가 없다. 오늘의 정치 혼란은 정치권에 책임이 크다고 보이지만 국민이 자초했다는 비판도 있다.   여소야대의 정치판은 타협과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눈앞에 보이는 권력만 보고 다수의 힘을 악용해 정치를 해왔던 게 사실이다. 정치하는 사람이 헌법과 법치주의에 기반을 둔 민주적 절차를 외면하고 힘의 논리로 밀어붙일 때 국민이 바라는 성숙한 민주주의 법치국가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되돌아보면 2024년 한국은 세계가 놀란 토픽 뉴스를 제공한 국가로 기록되고 있다. 격심한 정치적 갈등을 겪었고, 계엄과 탄핵 사태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헌정사상 처음 겪는 초유의 사태가 수없이 일어났다. 대통령, 국무총리, 감사원장, 법무장관, 방통위원장을 비롯한 29차례나 탄핵이 있었다. 와중에 전남 무안 국제공항에서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후진국형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또 놀란 것은 공수처가 참사 애도 기간에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는 초유의 사태가 이 나라에서 발생한 것이다.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 신청으로 발부가 된 사례는 역사상 처음 겪는 대형 사건이다.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 연거푸 터지고 있다. 범죄자가 활개 치는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 국민은 허탈감에 일손을 놓고 있다. 을사년에는 과거 을사사화의 아픈 역사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위대한 우리 국민의 저력은 우리 앞에 처해있는 난관쯤은 얼마든지 이겨낼 것으로 확신한다. 오늘의 사태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한국동란으로 폐허가 된 국가를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우뚝서게 한 국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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