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산업혁명이후 인간이 기계적 동력을 이용한 다양한 종류의 이동수단을 가지기 시작한 이래, 특히 항공기만큼 기술집약적인 발명품은 없기에, 하늘을 날아다니는 항공기는 가장 위험해 보이는 반면, 운행회수에 비해 항공기만큼 사고율이 적은 이동체는 없어, 상대적으로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라는 역설도 가능해 진다.문제는 항공기의 낮은 사고 확률에도 불구하고, 한 번 사고가 발생하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우선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한 번 이륙한 항공기는 착지하기 전 까지 절대로 엔진이 멈추어서거나 하는 기계적 결함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그런데 이번 무안 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2216편 사고는 조금이라도 비행 경험을 가진 사람이라면 본 사고의 원인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인데, 지금 자칭, 타칭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사고 원인에 대해 백가쟁명(百家爭鳴)하고 있긴 하지만, 육해공(陸海空) 교통수단을 두루 다루어본 최소한의 경험이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그 어느 설명도 쉬 동의되지 않기 때문에 나름의 의견을 개진하고 또 무엇보다 사고 예방책에 대해 좀 생각해 보고자 한다. 항공기가 착륙할 의도로 활주로에 접근할 때, 조종사가 하는 두 가지 행동 즉, 체공(滯空) 가능한 정도의 감속과 랜딩기어(바퀴)를 내리는 일인데, 이는 숙달과정이라기 보다는 조건반사적 행동과정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그런데 왜 비행시간이 수 천 시간 이상이나 되는 숙련된 조종사가 그렇게 빠른 속도로, 또 랜딩기어도 내리지 않은 채 그렇게 급하게 위험천만한 동체착륙을 감행하였을까?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이 비행기는 어떤 원인에 의해, 추측컨데 아니 단언하지만 착륙모드에서 갑자기 동력을 완전히 상실하였다는 얘긴데, 소형기도 아닌 대형기가 단지 조류와의 충돌로 과연 양쪽 엔진 모두가 순식간에 동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항공 전문가들의 견해뿐만 아니라 ChatGPT 조차도 믿기 힘든 확률이라 하는데, 내가 보기엔 항공기의 모든 기능이 갑자기 정지될만한 또 다른 사건이 복합적으로 발생하지 않았을까? 라는 추측도 하게 된다.오비이락(烏飛梨落)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라는 말이 있는데, 하필 상상초월의 비상계엄에 의해 어수선한 시기였던 관계상, 근거 없는 음모론도 있었지만 믿을 수 없고 믿어서도 안 될 일이다.착륙하던 비행기의 외관만 보면, 엔진 화제 흔적이나 기체 손상이 발견되지는 않는 것 같은데, 어쨌든 비행기는 랜딩기어를 내릴 틈도 없을 만큼 급 착륙을 할 수밖에 없었던 다급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항공기의 착륙 자세로 보아 조종간에는 이상이 없는 듯, 메이데이(SOS)가 선언된 경황 중에도 매우 정확한 착륙각도를 유지하며 스무드한 터치다운이 이루어 졌다는 점에서 사고기 기장(機長)의 기량만은 더 나무랄 데가 없어 보인다.문제는 접지 후 진행방향의 풍압으로 다소나마 감속할 수 있는 플랩조차 내려지지 않은 채, 비행기는 고속으로 활주로를 질주하며 바닥과의 마찰열에 의해 새빨갛게 달구어진 동체가 활주로 끝 시설물에 무서운 속도로 충돌함으로써 폭발이 발생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끝으로 이런 어처구니없는 참사의 원인도 반드시 밝혀져야 하겠지만 매번 상투적인 조의 표명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그리 흔치는 않더라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활주로 오버런 항공기를 좀 더 부드럽게 포획할 수는 있지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항공기와 수백명의 목숨 값에 비하면 껌 값에도 미치지 못할 모래주머니 장벽 내지 급 인상(引上)이 가능한 와이어 그물 등의 완충시설 강화 규정이 신설되어야 옳지 않을까? 라는 게 나의 생각인데, 불과 5분 후의 운명을 가늠할 수 없었던 사고기 승객들의 불운이 결코 남의 일만이 아님을 모두가 공감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