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싶습니다. 지금 하는 짓거리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입니까?" '트로트의 황제' 나훈아가 그의 58년 가수 인생을 마무리 짓는 공연에서 민생을 뒤로한 채 정쟁에 몰두하는 정치인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가수 나훈아가 비상계엄과 탄핵소추 등으로 혼란스러운 정치권에 대해 작심 비판을 내놨다. 나훈아는 평소에도 공연 때마다 정치, 저출산, 남북 관계 등 민감한 소재에 대한 자신의 속내를 숨기지 않고 털어놓곤 했다.   하지만 마지막 공연에서 '지금 하는 짓거리가 국민을 위한 것이냐'며 정치권을 향한 날카로운 비판은 탄핵 정국에 지쳐있는 국민에게 위안이 되고 있다.   나훈아는 10∼12일 사흘간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2024 나훈아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피날레 무대를 꾸민다.  그는 10일 오후 열린 첫 공연에서 "이제 그만두는 마당에 아무 소리 안 할라 캤는데"라고 운을 뗀 후 "나가 요새 방향 감각이 없다. 오른쪽이 어데 고, 왼쪽이 어데 고"라고 물은 뒤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 치고 있다"며 "왼쪽 니는 잘했나"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어릴 적, 나이 차이가 적은 형과 나는 노상 싸웠다. 글도 모르시던 우리 어머니는 '둘 다 바지 걷어라' 하셨다. 아무것도 모르시는 우리 어머니도 이 세상을 두 개의 논리로 나누지 않고 '형제가 싸우면 안 된다'고 하셨다.  그런데 "묻고 싶다. 너희가 지금 하는 꼬라지가 정말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하는 짓거리인가?"라고 되물으며 국민은 안주에도 없고 각자의 이익을 위해 정치적 계산에 좌충우돌하는 정치인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아울러 나훈아는 '국방'과 '경제'를 강조하기도 했다. 탄핵 정국에서 대립하는 국민과 국회 상황 보도에 집중하는 언론을 향해 "지금 대한민국은 머리 위에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 할 것이 없는 나라다. 이걸 생중계하고 있으면 북한의 김정은만 좋아한다"며 "지금은 정치하는 이들은 국방 이야기와 우리가 먹고 사는 경제 생각을 해야 한다"고 정치권과 언론을 싸잡아 공격했다. 네티즌들은 후련하다는 반응이다. 나훈아는 사흘간 다섯 차례 공연을 열고 약 7만 관객과 만난다.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나훈아는 지난해 2월 자필 편지로 은퇴 의사를 밝히며 "박수칠 때 떠나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한다"고 마지막 공연의 의미를 짚었다. 정치인들은 가수 나훈아의 충고가 부끄럽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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