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문무대왕면 어일리에 5일마다 서는 전통시장이 문무대왕면공설시장이다. 지금부터 무려 8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 시장은 전형적인 시골 5일장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직접 재배하는 계절채소와 농산물, 인근 산에서 채취한 산나물과 약초, 동해의 청정해역에서 건져 올린 신선한 수산물, 빛깔 좋은 과일 등이 풍성하게 거래된다.20일 오전 9시30분 문무대왕면공설시장에 월성원자력본부 직원 60여명이 모였다. 설을 맞이해 주변지역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고 경주지역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설맞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시행하기 위해서다. 행사에는 정원호 본부장과 1호기해체사업실장, 2·3발전소 운영실장을 비롯한 월성본부 직원들과 아인슈타인클래스 멘토 9명이 참여해 상인과 지역주민들을 만나 덕담을 나누고, 건어물, 과일, 채소류 등 750만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했다.
이날 시장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상인과 주민들이 북적였다. 대목장이 선 까닭이다. 좌판 가득 주민들이 들고나온 물품들이 소비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설날 차례상에 진설할 상품을 고르는 고객들로 나물류와 어물을 파는 상인들은 손을 쉴 틈이 없었다.하지만 대부분의 상인들은 올해 대목 경기가 지난해에 비해 형편없이 나쁘다고 말했다.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시장 상인들은 이번 대목에 그다지 큰 재미를 못 볼 것 같다고 울상이었다. 그러면서도 월성본부 직원들의 장보기 행사로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고 했다.
월성본부 직원들이 온누리상품권으로 장을 본 물품들은 한곳에 모아 복지시설 5곳에 전달했다. 월성본부 직원들이 시장에서 구매한 물품들은 모두 750만원 어치며 양북지역아동센터, 양남지역 아동센터 등 동경주 아동센터 두 곳과 안강읍의 혜강행복한집, 구정동의 경주 애가원, 성동동의 참사랑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에 전달했다.월성본부의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는 명절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지역경제가 침체됐다고 판단되면 수시로 장보기 행사를 가진다. 수산물 판매가 극도로 부진했을 당시 지역의 수산물 공판장을 찾아 대량 구매에 나선 사례도 있다.
장보기 행사를 준비한 월성본부 지역협력부의 허지웅 차장은 “동경주의 전통시장은 지역민들이 직접 재배했거나 공들여 만든 물품들이 대부분이어서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는 지역민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주어진다”며 “지역민들의 물건을 사서 지역의 복지시설에 기부해 구매와 복지를 함께 하는 선순환적인 체계로 봉사활동을 펼친다”고 말했다.실제로 명절이면 월성본부 직원들의 장보기 행사가 열린다는 사실이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고 장보기 행사를 통해 주민들에게 월성본부의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도 한다. 장보기 행사는 또 소액이지만 지역 주민의 명절 소득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건어물을 판매하는 김복자(73) 씨는 “경기가 다른 때보다 나빠졌고 시장 전체 상인들이 올해 대목이 특히 더 어렵다고 한다”며 “이렇게 어려운 때 월성본부 직원들이 시장에 나와서 상인들을 격려해주고 물건도 구매해 줘서 참으로 고맙다”고 말했다.김종섭 문무대왕공설시장 상인회장은 “사내 전통시장도 마찬가지겠지만 시골의 전통시장은 더 어려운 환경에 있다”며 “하지만 월성본부가 연중 꾸준하게 시장 상인과 지역주민에게 다양하게 지원해 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 시장의 비가림 시설도 월성본부에서 사업자 지원사업 예산 10억원을 지원해 줘 완공해 상인들과 주민들이 많이 편해졌다”며 “시장에서 행사가 열릴 때마다 월성본부에 협조를 구하고 그때마다 외면하지 않고 지원해 줘 든든하다”고 덧붙였다.
정원호 월성본부장은 “본부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처음 전통 5일장에 와보지만 시골의 정취와 인정이 넘쳐나 마음이 매우 편했다”며 “유동인구가 더 많아 시장에 손님이 더 물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동경주 5일장 세 곳에 명절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와서 살피고 상가가 번성할 수 있도록 월성본부가 힘써 돕겠다”며 “월성원자력본부는 앞으로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취약계층 지원 등 지역사회의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솔선수범하며 상생의 길을 걷겠다”고 덧붙였다.
월성원자력본부는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 외에도 지역특산품 구입, 인접지역 및 해안지역 상권 활성화 사업, 동경주지역 주민 바우처 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 이상문 기자, 사진 이윤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