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상과 달리 취임 첫날 관세 조치를 즉각 발표하지 않으면서 국내 기업들의 우려도 일단 관망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관세와 무역은 의심할 여지 없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고율 관세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다.트럼프 대통령은 보편적 관세 공약에 대해 이날 행정명령 서명식 언론 문답에서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면서도 "조속히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취임 첫날 관세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예고해온 그가 관세 언급을 자제한 배경에는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면 2025년에 미국 인플레이션 지수가 0.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저물가 저금리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무리한 공약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재발하는 것을 원치 않은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당장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대한 우려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으나 한국 기업의 관세 리스크는 여전하다.미국이 보편관세 20%와 대중국 관세 60%를 부과하면 우리나라 수출액이 최대 448억달러(약 65조원) 감소할 것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전망했다. 수출 상위 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자동차부품, 석유제품, 합성수지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의 관세 조치에 더해 제3국의 보복 관세도 잇따를 수 있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또 대중국 관세가 현실화하면 미국으로 가던 중국산 공산품이 한국을 포함한 제3국으로 판로를 틀 수 있다. 그 경우 한국 제조업이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해당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 기조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장벽에 대응해 국내 주요 기업들이 마련하는 돌파구는 미국 생산과 투자 강화다. LG전자가 현재 세탁기와 건조기를 생산하는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냉장고와 TV 등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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