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맛있는 트로트 콘서트 범벅이 배달되었다. 29일(수) ENA ‘정동원 스페셜 콘서트’와 TV조선 ‘임영웅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이었다. KBS 최연소 연예대상' 이찬원은 지상파 '트롯대잔치' 단독 MC를 맡아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범벅은 30일(목) 미스트 트롯3 본선 2차 1대1 데스매치로 마무리 되었다.이날 방송 역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종편·케이블 포함 전 채널 1위는 물론 설 연휴 방송된 전 채널 모든 예능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눈알이 빙빙 도는 요지경 범벅이었다. 요지경(瑤池鏡)은 상자 앞면에 확대경을 달고 그 안에 여러 그림을 넣어서 들여다보게 한 장치다. 요(瑤)는‘아름다운 옥’ 요로 신선이 산다는 구슬 연못에서 유래하며 온갖 어지러운 세태를 뜻하는‘요지경 속 세상’이라는 말을 낳게 하였다. 야 야 야들아, 내 말 좀 들어라.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친다. 인생 살면 칠팔십 살 화살같이 속히 간다. 정신 차려라. 요지경에 빠진다. 싱글벙글 싱글벙글 도련님 세상 방실방실 방실방실 아가씨 세상 영감하고도 삐틀어지고 할멈 씨도 도망갔네.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잘난 사람은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 대로 산다.(원곡 신신애 작사 신신애 조명암 작곡 박시춘) 노래도 패턴이 있는 것일까? 1992년 신신애 씨의 ’세상은 요지경‘이 33년 만에 돌아왔다. 설 연휴 마지막 날 미스터 트롯3'에서 크리스영이 1:1 데스매치를 위해 요지경을 들었다.세상의 모든 존재는 다른 존재 혹은 자기 자신과 1대1 데스매치를 한다. 크리스영은 1대1 데스매치에서 대학생 성악가 강성규와 겨루기 전에 먼저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어야 했을 것이다. 성악 전공자와 겨루어 15 대 0 완승을 이루어 내기 위해서 더 열심히 선곡하고 무대를 꾸미며 특별한 퍼포먼스를 고안하고 공연해야 했다. MC 김성주는 충격적인 선곡이라 했지만, 결과로 본다면 세태를 반영하는 현명한 선곡이었다. 모든 노래는 외침이다. 이 노래 역시 모두를 향하여 ’내 말 좀 들어라‘로 시작한다. 이 세상에 가짜가 판친다는 결론을 내리고 도련님과 아가씨.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등장하는 인생 이야기를 시작한다. 요지경 무대에 박수 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장윤정 마스터는 본인만의 벽을 허무는 그의 용기를 칭찬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무대 후반에 망원동 어머니 노래 교실 회원을 모셔 온 모험이었다.
  심사위원들은 크리스영의 노래와 백댄서로 등장한 어머님의 실수까지 찬사를 보냈다. 크리스영은 남진의 '빈잔'을 선곡한 상대를 15 : 0으로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설 연휴 트로트 콘서트 범벅의 백미였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이를 메우려고 최선을 다한 크리스영의 진심 어린 ’네 말 좀 들어라‘의 외침에 모두가 귀 기울여 주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늘 요지경은 아닐 것이다. 잠시 요지경이 왔다가 가는 것은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치는 말 바꾸기 세상이기 때문이다. 큰 웃음과 감등을 선물한 크리스영과 어머니들의 무대였지만 어디엔가 가짜 웃음을 팔고 계시는 분이 계신 것일까? 요지경 무대 마무리 무렵 다음과 같은 자막이 나를 때렸다. 명령문이었다. 짜가는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