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이 이유 없이 남의 자식을 폭행했는데, 제아무리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해서, 피해자에게는 사과 한 마디 없이, 내 자식의 잘못만이 아니라 힘이 넘치는 내 아들 앞을 얼쩡거려 폭력 욕구를 유발시킨 그 쪽의 잘못 또한 크다고 하면 말이 되는 것인가?  요즘 보아하니 실체를 오인하여 지지했으나 자신의 어리석은 선택을 인정하기 싫은 사람들이, 이쪽도 싫지만 이쪽을 싫어하게 만든 저쪽 역시 싫다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이 말은 밀폐된 공간에서 누군가 계속 실기(失氣)하여 공기가 혼탁하니 모두 호흡을 멈추라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 방귀를 멈추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빨리 화장실로 보내고 환기를 시켜야지, 모두 숨을 쉬지 말라고 하면 되겠는가?   한 나라의 주권(主權)이 오직 군주에게 있던 왕권시대에조차 국가라는 공동체의 질서를 위한 법은 나름의 합리성을 지니게 마련인데, 주권이 주민에게 있음을 천명하고 있는 현대에 와서, 주민들에 의해 선출된 자가 그 위임된 권력을 마치 천부(天賦)의 것인 냥 사유화 하려 들고, 공동체의 질서와 안녕보다 자신의 안위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주민이 그런 자에게 부여하였던 직을 회수함에 있어 그리도 복잡한 법리와 절차가 필요할 것인가?  합리(合理)와 논리(論理)를 생계 수단으로 하여 공동체에 기생하는 사람들이 그들 삶의 터전인 숙주(宿主)를 파괴하면 그들은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   음계(音階)와 가사(歌詞)를 모른 채 노래를 할 수는 없지만, 천부의 이성(理性)을 타고 나는 인간은 배우지 않아도 양심(良心)을 가지며, 모든 생명체가 그러하듯 생존에 필요한 나름의 합리성을 가진다.  때문에 '당신이 법을 알아?'라는 말만큼 인격 모독적인 발언은 없을 것 같은데, 실제로 우리사회에는 그런 사람들이 적잖아 보이며, 마치 법은 라이센서를 가진 자신들만의 전유물인 냥 해괴하기 짝이 없는 비합리적, 비논리적 법리를 버젓이 타인에게 주지시키려 드는 자들이 있으니, 그들이야말로 우선 척결되어야 할 반사회적 이단자 들이 아닌지 모르겠다.  고대 희랍의 소피스트(Sophists)들은 객관적 진리보다는 언어를 통해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고 설득하는 기술을 우선시하였기에 궤변론자들로 지칭되기도 하였지만, 오늘날 변호사들이 법정에서 펼치는 변론과 유사한 점이 없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불과 한 세기 전, 문맹자가 많던 일제 강점기 이후에 법률 전문가 제도가 도입되면서 그들이 우리사회의 엘리트 집단으로 자리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문맹자가 완전히 사라진 지금, 어차피 성문화(成文化)된 법전(法典)의 주인이 그들만일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엔 오로지 외통수 지식만으로 지위를 보장받던 그들이기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엄청난 종류의 지식 정보 범람 시대를 맞이하여, 그들만큼 편협하고 무식한 무리가 또 있을까? 라는 것이 내 개인적인 소견이다.  따라서 상대적 지식 빈곤층이 되기 쉬운 그들의 사회적 지위는 시대에 맞게 강등됨이 옳고, 더구나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요구되는 정계(政界)에 법조인들의 진출이 특히 재고(再考)되어야 할 것이라는 게 또한 나의 생각이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하더라도 자동차 운전조차 전문 기술에 준하는 대우를 받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운전을 특수한 기능으로 생각하지 않듯이, 현재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법전(法典)이며 이해 가능한 법률 상식에 대해 그렇게나 높은 프리미엄을 허용해야 하는가? 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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