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라크르 가상공간(假想空間) SNS는 현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가고 있다. 아날로그 세계는 특정한 장소에 붙박혀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물들은 보관하고 꺼낼 수 있지만, 가상공간은 TV처럼 두께가 있고 무거운 4각형 틀이 필요 없다. 0과 1로 이루어진 시뮬라크르 공간은 있지만 없는, 없지만 있는 세계이다.
스마트폰은 점점 얇아지고 가벼워져 현실 세계를 떠돌아 다니고 있으며, 손에서 떨어지지 않고, 24시간 인간과 함께하고 있다. 그리하여 눈길이 가닿는 곳이면 어디에나 사각형 공간은 살아 움직인다.
때문에 우리 눈은 스마트폰 액정 화면을 보고 그 화면을 통해 세계를 바라본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걸어 다니면서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몰입하는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결국 시뮬라크르 SNS(이하 SNS)는 현실에서 열어 그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라, 결코 전원을 끌 수 없는 것으로, 스스로 더 낫고 좋은 상태로 나아가는 능력을 가지고, 마음대로 떠돌아 다니는 모습으로 존재한다.
우리는 디지털이 만들어내는 가상 세계를 별 저항 없이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즉 SNS세계에 다가가기 위해서 다른 코드가 필요 없기에 말(문자)에 겹겹이 둘러싸여도 어떤 의무나 책임을 지기보다 안온함마저 느낀다.
SNS는 책처럼 읽는 부담을 요구하지 않으며 영화처럼 마음먹고 나서야 하는 장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더욱이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발작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고작해야 SNS가 요구하는 것은 물리적인 시간뿐이다.
여기에 비밀이 숨어 있다. 디지털 세계 SNS 시간망 속에 일단 걸려들면 결코 시간은 멈춰질 수 없기 때문에, SNS에 대한 의식화 시간 그리고 그 시간만큼 거리를 확보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러한 특징 속에 살아가고 있는 세대는 MZ세대이다. MZ세대는 기술 발전과 함께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원주민)로 현재 우리 사회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집단이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났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와 기술 속에서 성장하며 새로운 가치관과 소비 패턴을 형성한 세대다.
MZ세대는 정치와 사회활동에 활발한 모습을 보인다. SNS를 통해 의견을 적극 표명하고, 집단적인 사회 운동에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왜 이 일을, 왜 내가, 어떤 이유로' 해야 하는지 3가지 질문을 수없이 던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를 두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거나 일에 대한 성격과 그에 따른 보상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12·3 계엄령 사태에서 드러났듯 MZ세대 장병들은 우왕좌왕 하는 방식으로 계엄이 성공하지 못하도록 했다. 불법이고 맹목적인 명령을 따르지 않았던 것이다.
MZ세대가 이전 세대와 같이 무조건 명령을 따랐다면 감당할 수 없는 참극에 이르렀을 것이다.
이전에 볼 수 없는 사고체계로 아날로그 사회조직과 불편한 문화를 만들어 가던 MZ세대는 계엄 선포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확신에 찬 행동들을 보여줬던 것이다.
이는 키세스 시위대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최류탄과 돌멩이가 오가는 전쟁 같은 시위 대신 응원봉을 들고, 남성보다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이 참여하는 모습에서,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개인 삶은 자유와 행복이 중요하다. 이들이 지향하는 경제, 사회, 직업에 대한 태도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키세스데모크라시, 고로 나는 존재한다" 선언은 단순히 다음 세대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주체로 중요하며, 이들 목소리와 선택은 앞으로 40년 동안 튼튼하게 우리 사회와 문화,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