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발전사업자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이하 한수원)가 본사 이전 10년 만에 꿈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3월 경주시 문무대왕면 장항리에 본사를 이전한 한수원은 경주 시내권에서 벗어난 토함산 협곡에 자리 잡고 있어 외부인사들이 접근이 쉽지 않다.
이런 시골에 본사가 들어온 건 문무대왕면 일대에 방폐장이 들어선 데 따른 정부의 약속이며, 보상이다. 당시에도 경주시에서는 시내권에 이전하기를 원했으나 방폐장 인근 주민들이 강력히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위치가 워낙 외진 곳이다 보니 대중교통이 부실해 논란이 있기도 했다. 버스를 타려면 본사 근처의 장항삼거리 정류장에서 탈 수 있는데, 100번(시외버스터미널~감포)이나 150번(시외버스터미널~양남) 등이 지나가긴 가나, 모두 경주역까지는 가지 않는 노선이며 배차가 다소 적은 게 약점이였다.
택시를 이용하면 복합할증이 적용되어 택시비가 만만치 않다. 그리하여 경주시와 새천년미소 측에서 2016년 5월부로 700번 노선을 연장하여 평일에 35분 간격으로 운행하기로 합의하였다.
 경주시로 이전하기 전의 한수원 본사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타워에 있었는데 아이파크타워는 원래 HDC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있던 건물이다. UAE 원전 수출로 원자력산업이 국가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수출에 대비해 주요부서 직원들이 활동에 편리한 KTX에서 가까운 지역으로 이전이 불가피해 졌다.
부지물색에 나선 한수원은 옛 경주대 부지 매입을 검토 중이지만 매입 이전에 양북지역 주민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방침이어서 동경주 주민과의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방폐장이 유치된 동경주 주민들의 양해를 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수원은 주민들에게 절박한 사정을 설득해 이해시켜야 한다. 현재의 한수원 본사를 다목적으로 활용하여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게 활성화하는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일부 동경주 주민들은 한수원 본사가 유치됐지만 '그림의 떡'이란 불평도 있다.
한수원이 경주에 유치된 이후 경주가 굴뚝 없는 에너지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수원 본사나 일부 부서가 도심으로 옮겨온다면 관련 기업도 경주에 속속 몰려와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 경주 미래를 위해 한수원과 동경주 주민들의 통 큰 결단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