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는 신진대사 과정으로 배설을 하며, 배설물 중에 고체와 액체는 물론 특히 기체 배설이 이루어질 때, 묘한(?) 음을 발하게 되는 수가 있으니 영어권에서는 그 소리를 '바디 멜로디'(Body melody)라고도 한다.뭐 그렇다고 해서 듣기 민망한 그 멜로디가 아름다운 음악과 비교될 수야 없겠지만, 인체가 만들 수 있는 음파(音波) 중에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발성 기관이 또 있으니, 사람의 성대만큼 훌륭한 악기가 없다는 말이 있다.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모두가 다른 얼굴을 가지듯이 사람의 성문(聲紋)도 제각각이라, 우리는 목소리만으로도 누구인지를 식별한다. 그런데 사람의 성대(聲帶)는 아름다운 음(音)을 만들기도 하지만, 발성기관을 조절하여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 음파 통신을 하도록 진화한 것인데, 더러는 아무런 의미도 내포하지 못하는, 그러니까 부지불식간에 배설기관에서 실기(失氣)할 때 나오는 그 소리만도 못한 소음을 입으로 발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어찌 그것을 말(言)이라 할 수 있을까?악취를 포함하는 실기(失氣)가 주위 사람에게 민망하되 죄업으로 남지는 않지만, 사람이 입으로 함부로 발성하는 단어들은 크나 큰 죄업을 만들기도 하니, 특히 경(經)은 구업(口業)을 크게 경계하라 하였다는 말이다.'침묵(沈黙)이 금(金)'이라는 격언이 있듯이, 말 같지 않은 말은 항상 득(得)보다 실(失)이 많으니, 그래서 누군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겼던가?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타인의 입을 그렇게도 봉해 두고 혼자서만 떠들던 사람이 종내 자신이 뱉은 말을 수습하지 못하니, 말 한 마디가 천 냥 빚도 갚을 수 있지만, 말 한 마디가 만 냥 빚을 만든 게 아닌지 모르겠다. 원래 사람의 성대(聲帶)에서 나오는 음파는 통달반경이 매우 협소하기에 항상 큰 소리를 내도록 진화하여 왔는지는 모르지만, 요즘은 기술이 발전하여 한 사람이 내는 작은 소리조차 전파(電波)라는 매체에 실려 순식간에 전 세계인이 다 들을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저마다 소지하고 있는 '스마트폰'이라는 도구에 의해 녹취(錄取)되기 일쑤이니 참으로 두렵지 아니한가?의식(意識)이 언어(言語)를 만들지만, 언어가 의식을 지배한다. 따라서 언어가 오염되면 의식이 오염되며, 오염된 의식으로 맑은 언어를 쓰기가 어려우니, 예로부터 수행자(修行者)는 언어를 잊고 묵언수행(黙言修行)하기 위해 무르팍에 관절염 생기는 줄도 모르고 면벽(面壁)하였던 모양이다. 법상(法床) 아래 학승(學僧)이 법상 위에 앉아 있는 큰 스님에게 질문한다. "스님은 득도하셨습니까?" 큰 스님이 대답한다. "그런데 그 도(道)가 무엇인고?" 학승이 다시 질문한다. "예, 삼 년이나 면벽참선하였지만 도가 보이지 않으니, 보이지 않는 도를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요?" 큰 스님이 일갈한다. "이놈아! 보이지 않는 도를 누가 너더러 찾으라 하였느냐?" 법상 아래 앉아 있던 학승이 큰 스님의 불호령에 화들짝 놀라 엉덩이를 들썩하며 큰 소리로 실기(失氣)하니, 큰 스님이 미소 지으며 답하신다. "오 호! 묘음이로다. 이제야 네가 도(道)를 찾았구나."사람의 몸이 만드는 소리 중에 ‘바디 멜로디’만큼 정직한 소리가 있을까? 왜냐하면, 그것은 인체의 대사 작용으로 자율신경계의 지배아래 있지만, 입안의 혀 놀림과 성대가 만드는 소리는 의식이 만드는 조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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