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회장이고 회원입니다. 회칙이 없어도 마음을 한데 모으면 어떤 봉사 활동이든 해낼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회장도 없고 회칙도 없이 10여년째 운영되고 있는 봉사단체가 있다. ‘경주 3040희망사다리클럽’은 2014년 3~40대 회원 21명으로 구성돼 무작정 감포 바닷가에서 쓰레기 줍기 활동으로 첫 걸음을 내딛었다.창단멤버로 활동 중인 류제희(54) 씨는 “천년고도 아름다운 도시 경주에 살면서 많은 혜택과 문화를 즐길 수 있었다”며 “그동안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봉사활동이나 베푼 적이 없어 주변 환경 정비 활동부터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작은 봉사활동으로부터 시작해 회원들이 차츰 늘기 시작하면서 매월 셋째주 토요일 경주 성애원과 천우자애원, 예티쉼터 등을 방문해 소액이지만 간식 등의 먹거리를 지원하게 됐다”고 전했다.회원들은 봄·가을 산행, 체육대회 등을 열어 부모가 없거나 개인 사정으로 부모와 생활할 수 없는 아이들과 교감하며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시간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월 1회 정기결연을 통해 기초생활수급세대 자녀의 예체능학원 교육비 지원으로 대상 자녀는 현재 각종 대회에서 최우수 및 대상 등을 수상하는 등 어려운 가정 환경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됐다.그는 10여년 간 회장과 회칙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에 대해 “190여명 모두가 회장이고 회원이라 생각한다. 그런 열정이 하나로 뭉쳤기때문에 모임이 지속되고 발전하며 활발히 움직일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그러면서 “신라시대 화백제도와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회원들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지만 틀린 것은 없다. 서로 다른 의견을 하나로 모아서 만장일치가 될 때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희망사다리클럽은 매년 11월 첫째주 토요일 사랑의 연탄나눔과 주거환경이 열악한 가구를 대상으로 집 수리와 도배 및 청소, 쌀, 이불 등 생필품 지원 행사, 불우이웃돕기 등을 해오고 있다.지인의 소개로 8년째 활동 중인 김상덕(53) 씨는 “회원들이 늘면서 지금까지 계속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너무나 열심히 활동하는 운영위와 창단 멤버들의 변함없는 열정이 그 원동력”이라며 “저 역시 덩달아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또한 “저를 비롯해 여기에 활동 중인 회원들은 매월 만원보다 더 많은 값어치를 받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지난해 11월 집 수리 봉사를 하며 한 집에서만 폐기물품을 담은 마대자루가 187개였다”며 “다음날 회원들이 모두 몸살이 나 많이 힘든 경험이었지만 깨끗이 청소된 집을 보면서 많이 뿌듯하고 보람있었다”고 전했다.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는 “경주시가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하는데 분명히 큰 발판이 될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따뜻한 지역사회를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다보면 경주시가 정말 세계적인 도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3040희망사다리클럽’은 로컬 봉사에서 더 나아가 2020년부터 캄보디아 아이들을 위한 유치원 건립과 학용품 등 생필품 지원을 하고 있다.이에 대해 류제희 씨는 “캄보디아 깜뽕짬 주 쁘라이초 트마이 쿰 지역 어린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하게 됐다”며 “이 모든 것들이 만원에서 시작된 행복이다. 대부분 회원들이 직장인이라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한 분 한 분 소중한 후원금이 모여 더 큰 사랑을 나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열악한 캄보디아 아이들을 위해 좀 더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며 “현지 아이들 가슴에 인류애를 실천하는 따뜻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심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임에 청소년 봉사단 참가자들이 더 많이 가입돼 세대교체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어려운 이웃들에게 더 오랜 시간 멈추지 않고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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