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위반으로 파면됐다.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그동안 탄핵 반대와 찬성으로 갈라진 민심은 상처만 남았다. 탄핵 심판 과정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는 집단에선 끊임없이 ‘예측’ ‘가설’을 빙자한 지라시가 도배를 했다.
탄핵 인용이 있기까지 거짓 정보는 나라를 어지럽히기에 충분했다. 본격적인 변론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단순 주장을 넘어 헌재가 대응해야 할 수준의 지라시 수준의 정보가 현직 의원의 입과 방송을 통해 퍼졌다. ‘마은혁 재판관 미임명’ 권한쟁의심판 첫 변론기일 및 감사원장‧검사 탄핵 사건 3차 변론기일이 모두 1월 22일로 지정된 것을 놓고,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월 8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권성동 원내대표가 6일 헌법재판소를 찾아 김정원 헌재사무처장을 만났고 ‘감사원장‧국무총리‧검사3명 탄핵 사건을 빨리 진행하라’고 요구했고 헌재가 이를 수용해 그날 일정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헌재가 여당의 압박에 반응한다는 건 확인이 된 것이네요’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맞습니다” “계속 공론화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감사원장 탄핵‧검사 탄핵 사건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첫 변론기일부터 합의해 정하고 고지한 일정이었고, 권한쟁의 사건은 1월 2일 이미 기일을 지정해 양 당사자 측에 통지를 마친 뒤였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헌재를 방문하자 헌재가 다른 탄핵 심판절차를 개시하였다는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반박을 즉각 내놨다. 재판관 개인에 관한 거짓 정보도 판을 쳤다. 재판관의 신뢰도 문제로 번질 수 있어, 헌재가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한 부분이기도 하다.
1월 21일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 대해 ‘재판장 "尹 기이한 선거부정 주장 방치 어렵다"’는 제목의 기사가 다수 나갔으나, 이는 당일 변론 과정에서 국회 측 대리인단이 한 말을 문형배 재판관이 한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작성된 기사였다.‘ 문 대행이 기각 결정문을 쓸 수 없다고 버티다가 퇴임해버릴 것이다’ ‘헌재소장 자리를 노린 한 재판관이 기각 편에 설 것이다’ ‘김복형-정계선 재판관이 대판 싸웠다더라’ 등의 낭설도 정치권에서 떠돌았다. 모두가 권모술수의 공작정치로 볼 수밖에 없다.
가짜뉴스가 승리하는 나라의 앞날이 걱정이다. 이번 헌재 재판관이 가짜뉴스를 진짜처럼 믿었다면 더 큰 문제다. 석 달 동안 지라시에 시달려온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대선이 치러진다. 정치인 각성 없이 대선이 치러질 때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