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원만한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여러 분야에 관한 지식의 습득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수준의 지식은 물론 고차원의 지식도 필요하다. 특히 지식을 언제, 어떤 경험을 통해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는 교육에서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유치원 시기부터 꼭 다루어야 할 물리적 지식, 논리∙수학적 지식, 사회적 지식에 관하여 시기적 적절성을 고려하여 습득할 수 있도록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행∙재정적 지원을 해오고 있다.
오늘날 부모의 자녀교육에 대한 정성이 극진하여, 5세 유아까지도 그 과중한 사교육의 하중을 견디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니 걱정되지 않을 수 있다. 사교육은 공교육에 대치되는 교육으로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교육의 정규교육과정 이외에 사적인 수요로 학교 밖에서 받는 보충 교육이며, 이에 소요(所要)되는 비용이 사교육비이다. 사교육비에는 학원비, 개인 과외비, 학습지비, 인터넷 및 통신수강료 등이 포함된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간의 교육격차는 발생할 수 있으므로 국민의 삶의 질과 사회통합의 관점에서 보면 무관심할 수 없는 부문이다. 사교육비 부담이 증가하면 교육 기회의 형평성에 문제가 나타나고, 사회계층 간에 교육격차가 심화(深化)되어서 국민의 삶의 질도 저하 되기 쉽다. 반면에 사교육비 부담이 감소하면 계층 간 교육격차가 완화되고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며, 공교육은 그 본질적 기능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서 국가의 관심 영역이다.
교육부가 통계청에 의뢰해 지난 13일 처음으로 ‘2024 유아 사교육비 시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정양육 영유아 사교육비가 월 85만 원이고, 특히 영어유치원 월평균 교육비는 154만 원이라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언어습득 장치가 그 기능이 약화 되기 전에 이중 언어교육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잘못하면 좌뇌(左腦) 중심 교육에 치중될 수 있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언어중추가 있는 좌뇌에 집중적 자극을 주면 그것은 발달하여 기억력을 높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우뇌(右惱)는 그 순간 단련할 기회의 상실로 인하여 
 
창의적 사고력과 같은 고등정신 능력의 기초를 다질 수 없게 된다. 좌우뇌가 동시에 발달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야 할 것이다. 스위스의 심리학자인 피아제(Jean Piaget, 1896∼1980)에 의하면, 교육의 목적은 지식의 양을 증가시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고 발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창조하는 데 있다고 하였다. 아동 학생들에게 너무 빨리 가르칠 때 발견과 발명에 멀어질 수 있으므로, 가르친다는 것은 구조가 발견될 수 있는 상황을 창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단지 어휘의 수준에서 구조가 전달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 하였으니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피아제의 관점에서 보면, 정신적인 성숙은 그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정신적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며, 지적인 능력이란 개인이 주어진 환경에 효율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즉 인지발달은 지적인 능력이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변화해가는 양상을 이해하는 것이라 하였다. 그는 유기체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그 구조를 발전시켜 가는 것에 주목하고, 이를 인간의 지능 문제에 적응시켜 인간이 환경의 요구에 따라 인지구조(cognitive structure)를 끊임없이 재구성해 간다고 하였다. 영상(領相) 홍언필(洪彦弼, 1476∼1549)이 여름에 낮잠을 자는데, 뱀이 공의 배 위로 올라갔다. 공이 마음으로는 그것을 쫓아 버리려 하였으나 뱀이 놀라 사람을 상하게 할까 두려워서 목석(木石)처럼 감히 움직이지 못하였다. 아들 퇴지(退之)는 바야흐르 여섯 살이었는데, 아버지가 계신 곳을 가다가 그것을 보고 곧장 풀이 우거진 연못으로 뛰어가서 서너 마리 개구리를 잡아 던지니, 뱀이 아버지를 버리고 개구리를 쫓아가거늘, 이에 영상 공이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퇴지는 어릴 때부터 기지(機智)가 이와 같더니 장성하여서 그는 이름난 재상(宰相)이 되었다. 이상과 같이 퇴지가 직관적으로 판단한 창의적인 사고력으로 아버지의 생명을 지킨 사례처럼, 아동 학생들이 바람직한 지식의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교육이 가방에 물건을 담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교사나 학부모는 지도를 위한 바른 지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