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나와 너는 누구이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며, 이 세상을 살아가는 내 실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끝없이 던지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이 질문들은 고대부터 많은 사람들이 던져온 물음이지만, 여전히 그 답은 명백하고 확실하지 않다. 어쩌면 그 답은 뚜렷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삶이란 처음부터 확실한 답을 찾기보다 질문을 품고 살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나’에 대한 존재 의미를 찾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내 자신을 말할 수 있을까? 너는 너 자신을 정확히 알 수 있을까?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나’란 존재는 나만이 가지고 있는 본디부터 지니고 있는 경험, 기억, 감정, 꿈을 기초로 정의된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한 ‘나’일까? 내가 느끼고 경험한 모든 것이 나를 만든다고 할 수 있을까? 보았던 세계, 들었던 소리, 느꼈던 감정, 그 모든 것들이 나를 구성하지만, 내가 그것들을 통해 정의될 수 있는 실체일까? 라는 물음을 던져본다.
우리는 헤라클레이토스가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흘러가고 결코 머무는 일이 없다”고 했듯 흘러가는 찰라 시간 속에서 변해가고 있다. 기억은 흐려지고, 생각은 바뀌며, 감정은 계속해서 변한다. 때문에 ‘나’란 실체는 그저 시간 흐름에 따라 사라져 가는 존재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 너는 누구인가? 나는 너를 통해 나를 인식된다. 우리는 서로에게 거울이 되어, 자신을 보게 된다. 네 반응, 네 언어, 네 눈빛 속에서 나는 내가 누군지 조금씩 알아간다. 너는 내 일부분이기도 하며, 동시에 나와 다른 존재이기도 하다.
우리가 함께 공유하는 시간 속에서 서로 다듬어지고, 그 과정에서 우리라는 실체를 찾아간다. 너와 내가 연결된다는 것은 우리 각자가 독립적인 존재로 존재하면서도,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이 세상에서 ‘나’를 찾고, ‘너’를 이해하며, 우리라는 관계를 통해 서로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 ‘나’라는 실체는 혼자 존재할 수 없다. 사람은 사회 속에 존재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너’라는 관계 속에서 ‘나’는 더욱 온전 해진다.
또한 우리는 끊임없이 만나고, 이야기하고, 싸우고, 이해하며 자아를 발견해 간다. 이 모든 일들은 살아가는 과정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나에 대한 진정성을 찾아, 확장하면서 세상과 더 깊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결은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한 그 모든 순간에 대한 집합체를 만든다. 나라는 존재는 붙박아 놓은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찰라 순간순간이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실체는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경험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실체는 서로에게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변화하며, 더욱 깊어져 간다. 결국, 내 실체는 ‘지금 찰라 순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밝혀지며, 그 드러남은 존재하는 날까지 경험에 의해 변해간다.
우리는 모두 삶 한가운데 서 있다. 그 길이 어디로 이어져 갈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 여정 자체가 우리 실체이며,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만나고, 나를 발견하며, 삶에 대한 의미를 만들어 간다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존재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순간순간을 진실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타인과 연결을 통해, 삶에 대한 깊이를 경험하면서 정신이 풍요로운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