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일반인 조문 첫날 '금녀' 관례를 깨고 교황이 안치된 관 가까이 다가가 눈물을 쏟은 80대 수녀가 화제가 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이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운구된 첫날인 지난 23일 프랑스 출신의 제느비에브 자넹그로스(81) 수녀는 교황의 관 곁으로 다가서 기도했다.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알려진 영상에서 쥬아닝그로스 수녀는 파란색 스카프와 남색 복장을 한 채, 관을 둘러싼 붉은 띠 옆에 서서 눈물을 터뜨렸다.  키 150㎝ 남짓한 작은 체구에 녹색 배낭, 닳아 해진 신발, 파란 스카프와 남색 수도복 차림의 수녀가 '금녀의 공간'에서 흐느끼는 장면은 큰 화제가 됐다.   교황의 관 근처는 전통적으로 추기경, 주교, 사제 등 남성 성직자만 접근이 가능하지만 어느 보안 요원도 자넹그로스 수녀를 제지하지 않았다. 관습적으로 선종한 교황의 관에 접근하는 것은 추기경, 주교, 신부들에게만 허용돼 왔다. 그러나 그녀는 교황과 40년 이상 절친한 사이였기 때문에 관 가까이에서 애도할 수 있었다.자넹그로스 수녀가 프란치스코 교황과 수십년 동안 각별한 우정을 나눈 사이라는 점을 고려해 교황청이 관례를 깨고 예외적으로 관 곁에 다가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기도 하고 필요할 때면 도와주며 때로는 다정하게 '말썽꾸러기 수녀'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고 바티칸뉴스는 전했다.두 사람의 우정은 교황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이자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었을 때부터 시작됐다.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의 상처와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헌신이라는 공통점으로 연결돼 수십 년의 우정을 이어왔다.국제수도회 '예수의 작은 자매회'(the Little Sisters of Jesus) 소속인 자넹그로스 수녀는 로마 오스티아 지역에서 56년 이상 사회적 소외 계층을 위해 헌신해 왔다.이에 지난해 7월3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의 인도주의 활동을 치하하기 위해 오스티아에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자넹그로스 수녀의 사연을 알게 된 수많은 언론이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는 대부분 이를 정중히 거절해왔다.다만 바티칸뉴스와 짧은 인터뷰에서는 교황과 특별한 관계를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단지 위대한 교황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그는 교황의 어떤 점이 가장 그립냐는 질문에 "그 눈빛"이라며 "나에게 '계속 나아가라'고 말씀하시던 그 눈빛, 그리고 그가 준 도움"이라고 답했다.이어 "그분은 아버지 같고, 형제 같고, 친구 같았다"며 "모두가 그리워할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조문하러 온 걸 보니 감동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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