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함지산 산불이 28일 발생해 이틀째 확산한 지 23시간 만에 주불을 진화,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주변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 민가까지 위협했던 산불은 축구장 364개 면적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29일 낮 12시 55분 북구 노곡동 함지산 불의 주불을 껐다. 이번 산불에 따른 산불영향 구역은 260㏊로 집계됐으나 앞으로 조사 결과에 따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산불은 민가가 바로 옆에 붙어있는 도심에서 발생한 산불로 자칫 대형 재난으로 번질 뻔했으나 풍속 약화, 지리적 영향과 전날 야간 산불 진화작업 등이 효과를 발휘해 비교적 빠른 시간에 진화할 수 있었다.전날 낮 시간대 순간최대풍속 10∼15㎧까지 치솟던 일대 바람은 저녁 시간대가 되며 1∼3㎧로 잠잠해졌다. 산불 발화지점은 금호강과 낙동강 지류와 맞닿은 곳으로 헬기가 왕복 10분 간격으로 담수를 할 수 있었다.임하수 남부지방산림청장은 "전날 저녁부터 바람이 많이 약해지며 야간 진화율이 많이 올라갔다"며 "야간에 진화를 위해 투입된 수리온 헬기 2대도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앞서 지난 28일 오후 2시 1분께 함지산 9부 능선에서 시작된 불이 계속해서 확산하자 당국은 산불 대응 1·2·3단계를 차례로 발령하고 진화 헬기와 진화 차량 및 인력 등을 대거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산불 3단계는 산림 당국이 발령하는 대응 최고 단계로 예상 피해 면적 100㏊ 이상, 평균풍속 11m/s 이상, 예상 진화 시간 48시간 이상일 때 발령한다.소방청도 민가 방향으로 확산하는 산불에 대응해 발화 2시간여 만인 오후 4시 5분께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하지만 군위군을 제외한 대구 전역에 건조 경보가 발효 중인 데다가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15m에 이르는 강풍도 불어닥친 까닭에 비화(飛火) 현상이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최초 발화지에서 동쪽으로 1∼2㎞ 떨어진 조야동에서는 불길이 민가 가까이 접근하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고, 아파트 등이 밀집한 서변동 방면으로도 계속해서 번져 나갔다.이에 발화지인 노곡동과 불이 번진 조야동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인 서변동, 동변동, 구암동 주민들에게도 대피 안내 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한때 2000명이 넘는 주민이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산불 확산에 따라 노곡교, 조야교 남·북단, 무태교 등 도심 일부 교통망과 경부고속도로 북대구나들목(IC) 양방향 진출입 등도 통제됐다가 정상화됐다.고온 건조한 날씨와 강풍 등 영향으로 진화 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해 전날 오후 8시 기준으로 19% 수준에 머물렀던 진화율은 당국이 일몰 후에도 야간 진화에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 밤샘 작업에 나서면서 가파르게 올라갔다. 이어 평균풍속 1㎧ 이내로 바람이 잦아든 기상 여건 속에 29일 일출과 동시에 주불 진화에 나서면서 산불 진화율은 29일 오전 4시 60%에서 오전 6시 65%, 오전 8시 82%, 오전 10시 92% 등으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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