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말, 제32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천년고도, 우리 고장 경주에서 개최된다. 그간 APEC 유치를 위해 밤낮없이 헌신하며 준비에 여념이 없는 주낙영 경주시장을 비롯한 모든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이 지면을 빌려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경주는 삼국통일이라는 위대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화랑정신을 바탕으로 한민족의 염원을 하나로 모아 한반도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룩한 저력의 중심지다.뿐만 아니라,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경주는 호국의 염원을 담아 애국애족의 산실로 거듭났다. 임진왜란 당시 김호 장군과 최진립 장군이 의병을 일으켜 왜적에 맞서 싸우며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 장렬히 순국한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의 희생은 조정과 백성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으며, 그 고귀한 정신은 오늘날까지도 계승되고 있다.또한 국권을 빼앗긴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일제의 압제 속에서도 경주의 최부자 가문은 상해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지원하며 조국 독립에 헌신했다. 경주인의 애국정신은 시대를 초월해 자타가 공인하는 바다.민족상잔의 비극, 6.25전쟁 당시에도 경주는 국가의 최후 보루를 지키기 위해 꽃다운 청춘을 바친 학도병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다. 병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위기에 빠진 조국을 외면할 수 없어, 자원입대하겠다는 일념으로 경주 지역 학교에 모여든 학생들의 기개는 지금도 생생히 회자된다. 필자 또한 그 전쟁에서 백부님을 잃은 원호가족으로서, 이 땅의 자유가 그들의 희생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을 잊을 수 없다.근대에 이르러서는 경제개발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멘토였던 김범부 선생이 산업발전과 국가 정체성 회복을 위해 국민교육헌장을 기초하였다. 이는 당시 시대정신을 반영한 명문으로 평가받고 있다.경주는 누군가의 말처럼, ‘노천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명승고적이 산재한 도시다. 석굴암, 불국사, 첨성대 등 찬란한 유산들은 당시 예술인의 혼과 정신이 깃들었기에 오늘에 이르렀다. 다가오는 10월, 경주는 자연스럽게도 APEC 개최도시로 세계의 이목을 끌게 될 것이다.삼국을 통일한 문무대왕의 위업, 조선 시대의 창의정신, 그리고 6.25 전쟁의 참혹한 상흔 속에서도 드러난 애국애족의 정신. 이 모든 것의 원천이 바로 경주에 있다. 경주야말로 민족혼의 심장, 그 깊은 뿌리인 것이다.이번 APEC정상회의를 통해 우리의 경주정신이 세계로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