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대지진의 2차피해로 원전사고가 눈덩이처럼 커져 전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일본 유키노관방장관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2호기 격납용기가 훼손됐다고 15일 공식발표했다. 이미 고준위 방사선이 대량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상황은 방사선의 대량유출을 막는 마지막 보루인 격납욕기의 폭발이라는 최악의 순간까지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수순은 체르노빌과 같은 방사선에 의한 대량피폭과 대기, 토양오염등으로 이어지는 재앙이다. 그런 상황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까운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 대해 우리나라 전문가들은 마침 서풍이 불고 있어 한반도의 방사선피폭 우려는 적고 일본과 같은 사고발생위험에 대해서도 태평양지진판이 한반도와는 연결돼 있지 않아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원전사고는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진행되는데다 자연생태계에도 엄천난 재앙을 불러와 항상 대비하고 안전을 점검해야 한다. 미증유의 체르노빌원전사고가 유비무환의 산 교훈이다.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최대의 방사선 누출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지금 일본의 상황처럼 내부의 냉각시설 고장으로 인해 열기가 폭발, 격납용기가 훼손돼 방사능이 대량으로 대기속에 유출됐고 그 강하물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러시아등에 떨어져 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고이다. 1980년4월26일에 일어난 사고지만 피폭 후유증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심각하고 현재진행형이다. 국제원자력 사고척도 기준으로 7등급,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108개마을 11만6천여명이 긴급대피, 다른 곳으로 이주했고 사고직후 투입됐던 긴급복구요원 237명중 28명이 급성방사선피폭증세를 보여 수개월내에 사망했으며 이후 56명으로 늘어났다. 22만6천여명의 작업자중 2만6천여명이 사망했다. 이지역에는 지금도 갑상선암 환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지구생태계오염도 심각해 그 후유증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원전사고가 일어났다. 1979년 팬실바니아주 스리마일 섬 원전사고가 그것이다. 가압형 경수로가 전출력으로 가동중 증기발생기 주급수 펌프가 고장나 대량의 핵연료가 누출됐다. 반경 8km이내 임산부와 어린이들이 긴급대피했고 피해액만도 10억원에 달했다. 이후 미국은 원자력발전을 않고 있는데 그 사고가 원인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3.11 대지진의 2차피해 원전사고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사고원인이 모두 냉각시스템의 이상과 내부과열로 인한 수소폭발, 격납용기파손, 방사선의 대량유출의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상황을 보면서 우리의 원전안전을 점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위기감을 무추긴다는 지적도 있지만 사전대비는 아무리 강조 해도 지나침이 없다. 만약 한반도에서 지진이 일어난다면 그곳은 어느 지역일까. 지금도 백두산의 화산폭발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지진가능성은 경북동남쪽이 가장 높다. 경주, 포항 양산, 울산을 잇는 단층과 포항, 울진을 잇는 단층이 그곳이다. 공교롭게도 이곳은 우리나라 원전의 대다수가 몰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모두 21기의 원전중 고리에 4기, 월성에 4기 울진에 6기등 모두 14기가가 들어서 있는 상황이다. 원전의 추가건설도 울진, 영덕등 이지역이 유력한 대상지로 꼽히고 있고 해당지자체도 유치전을 펼차고 있다. 모두 바닷가를 끼고 있어 후쿠시마와 비슷한 입지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방사선의 대량유출의 위험성은 끊임없이 강조되어야 하고 사전대비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 특히 원전지역은 어릴때부터 원자력에 대한 지식을 교육해 유사시에 대비하는 지혜도 갖추도록 이끌어야 한다. 일본이 이번 원전사고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가를 예의주시하며 그 결과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얼마전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원자력 발전시설 기공식을 가졌다. 향후 원전수출을 주요 프랜트수출로 삼기위한 첫발이었다. 잘 활용하면 무한한 에너지원이 되지만 잘못하면 엄청난 재앙을 불러오는 핵에너지는 우리에겐 미래산업이다.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으면 우리나라의 원자력시설을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해답이 나올 수도 있다.
변 린(객원논설위원.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