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대표경선은 홍준표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그는 경남창녕에서 태어나 대구영남고와 고려대를 거쳐 서울 동대문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4선의원이다. 검사시절에는 박철언등 당시의 거물급들을 수사지휘해 명성을 날렸고 인기연속극 모래시계의 실존인물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성장기에는 어머니가 달비(머리카락)장사를 하면서 빚을 값지못해 시장바닥에서 사채업자에게 머리채를 잡혀 끌려가는 모습을 보았고 아버지가 일당 800원의 경비원으로 생계를 이어간 호된 가난을 겪기도 했다. 입지전적이지만 그는 단 한번도 주류에 속해 보지 못했다. 이명박대통령과는 호형호재하는 사이였지만 그는 스스로 주류이기를 거부했다. 야당시절에는 대여공세에 앞장선 공격수였지만 당이 위기에 빠졌을 때에는 특유의 논리와 돌파력으로 안정을 가져다준 정치력을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빠르고 거친 말투가 때론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지만 항상 약한자의 입장에서 할 말은 하는 강단있는 정치인으로 각인되어 왔다. 그가 위기에 빠져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앞으로 총선과 대선을 책임지게 된 것은 한나라당으로선 퍽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취임일성에서 당내계파를 없애겠다고 선언했으며 계파를 조성하는 인사는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어머니의 고초를 거울삼아 민생을 정치의 최우선과제로 삼곗다는 포부를 밝힌바 있다. 홍준표의 정치적 정체성은 ‘변방정신’이다. 국회의원 4선을 거치면서 일관되게 고수해온 행보이며 당선후에도 변방정신을 잃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변방정신은 곧 그가 우선순위를 둔 계파타파와 민생과 직결돼 있다. 스스로 대표최고위원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당의 단합을 선택한 것은 변방정신의 발로이다. 물론 계파타파는 당내 최대계파인 친이, 친박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양측이 실질적인 당내 2대 계파임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대표선출을 계기로 친이계는 상당수 이완되고 있지만 여전히 실세인 것만은 사실이다. 친박게는 전당대회를 계기로 더욱 단합되고 세력이 확장됐다는 것이 확인됐다. 만약 이런 계파구도가 계속된다면 한나라당은 다가오는 총선은 물론 대선에서도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할지 모른다. 홍준표체제의 명운이 여기에 있다. 누구보다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꿰뚫은 그의 헤안이 빛을 발하기 위해선 우선 당내 최대계파인 양대세력이 스스로 계파해체를 선언하도록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것이 홍준표호의 일위적과제이다. 홍준표호의 두 번째 당면과제는 빈곤타파와 민생문제이다. 6.2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이기도 하고 이명박정권이 명운을 걸고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는 것도 그것이다. 홍대표는 자신의 성장배경에서 밝혔듯 빈곤은 뼈아픈 추억이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강신욱연구원의 조사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10명중 7명는 평생 빈곤에서 헤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소득의 계층간 이동은 점점 줄어들어 이같은 현상이 고착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고용구조가 비정규직과 정규직으로 양극화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 한나라당이 대내적으로는 계파타파로 정권재창출을 도모한다면 대외적으로는 민생안정을 꾀해야 하고 그 선봉에 홍준표대표가 서야 하는 것이다. 부자감세에 못지않게 서민가계를 걱정하고 실질소득이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에 밤잠을 설치면서 걱정하고 살피고 대책을 세우는 각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것이 홍준표가 주장하는 ‘변방정신’이다. 지금 한나라당은 벼랑끝에 매달려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민생타파가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이다. 홍준표호가 지켜야 할 또하나의 가치는 보수이다. 스스로 보수임을 자처하는 홍대표다운 보수를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진보와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다. 과거의 보수를 보수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새로운 가치의 보수를 말하는 것이다. 수구골통이라는 이미지는 한나라당이 하루속히 벗어나야 할 과제이다. 긴 장광설은 폐일언하고 모든 것은 ‘변방정신’과 통한다는 것을 명념해야 한다. 홍준표 당대표의 행로에 행운이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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