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의 유치성공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안겨줬다. 2번의 유치실패는 스포츠 중심국으로의 국격상승이 의욕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고 두터운 세계의 벽을 절감케 했다. 지금까지 19회의 대회가 유럽과 북미에서 주로 열린 것이 그같은 벽을 실감할 수있었다. 이번 유치경쟁도 상대가 독일과 프랑스로 세계스포츠의 중심국가들이었다. 독일 민헨의 유치위원장인 피겨여제 비트는 “IOC위원들에게 뒷통수를 맞았다”고 유치실패 소감을 밝힐 정도로 그들은 자신감에 차 있었고 자만했다. 그러나 우리는 2차례의 유치실패가 거울이 되어 자만할 여유가 없었다. 겸손으로 일관하며 ‘끈기와 진화’로 승리를 이끌어 냈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는지 모른다. 두 번 실패가 세 번째 성공을 보장할 수 없었고 유치지역인 평창과 강원도의 실패로 인한 재정적 여건악화는 극에 달해 있었다. 배수의 진을 쳤다고 봐야 한다. 유치가 확정된 후 IOC위원들은 평창의 끈기에 감동했고 2번의 실패로 쌓아온 진화가 승리의 밑바탕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들은 충고도 잊지 않았다. 축제는 이제 그만, 지금부터 유치의 성공을 성공개최로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아시아 겨울스포츠를 발전시켜 나가는 견인차 역할에 충실해야 하고 유치의 당위성으로 내세운 스포츠 변방국에 대한 지원과 동계올림픽 참가에 열과 성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는 위험수위에 다달은 강원도 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는 계기가 됐다. 하루 이자만 1억원이 넘는 리조트가 평창대회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소문에 분양문의가 쇄도하고 해외자본의 투자문의도 잇따라 벌써부터 경기활성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만약 이번에도 평창유치가 실패로 돌아갔다면 강원도는 그동안의 투자로 목이 죄어 중앙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회생불능의 상황으로 진전될 수도 있었다. 범정부적인 지원과 강원도민의 뜨거운 열망, 유치위원들의 불퇴전의 각오가 강원도를 세계의 중심으로 각광받게 한 것이다. 절망과 위기감에서 벗어나 일대 반전의 기회를 맞게 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평창의 성공은 앞으로 7년간의 준비가 좌우할 것이다. 투자의 우선을 잘 조화시키고 인프라구축과 고용증대, 스초츠를 관광과 레저, 호텔과 요식산업, 스포츠산업과 연계하는 슬기를 보탠다면 시너지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계스포츠의 활성화다. 사실 우리나라 동계스포츠는 일부 엘리트 선수를 제외하면 불모지와 다름 없다. 우선 동계스포츠 관련 인프라가 없고 그로인해 메니아도 극히 제한적이다. 대회유치를 계기로 겨울스포츠인구를 넓히고 엘리트선수들의 경기수준도 세게적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우리나라 동계스포츠는 올림픽에서도 쇼트트랙에서만 강세였을 뿐 스키나 썰매등은 불모지와 다름없다. 최근 스피드 스케이트가 약진하고 있고 김연아라는 불세출의 스타가 세계피겨를 석권해 여제로 군림한 것은 겨울스포츠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퍽 고무적 현상이다. 지금부터라도 7년후를 감안, 각 종목별 선수육성계획을 세워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의 주역들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를 외국선수들만의 잔치로 둘 수는 없는 것이다. 평창은 앞으로 경기장시설에 추가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투자를 하면서 가장 먼저 감안해야 할 것은 올림픽이후의 관리와 관련산업의 부흥이다. 일부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이후 경기장을 제대로 활용못해 골치를 앓고 있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또하나의 세계적 스포츠제전,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47일 앞으로 다가 왔다. 트랙과 필드, 혼성경기와 로드레이스등 47개종목에 걸쳐 펼쳐지는 이번 대구대회는 올림픽과 버금가는 세게인의 스포츠축제다. 대구시는 그동안 월드컵과 유니버시아드, 국제육상경기등 많은 국제대회를 개최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회성공을 예감하고 있다. 6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은 예약러시를 이루고 있어 외형적으로는 순조롭다. 문제는 내실이다. 참가국만의 잔치로 끝나지 않도록 우리선수들도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고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리나라 육상중흥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절반의 성공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에 있어 스포츠는 국가의 힘이다. 스포츠강국이 국격도 높다. 대구세계육상대회의 성공개최와 여세를 몰아 평창까지 그 영광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변 린(객원논설위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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