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도 총파업이 잦아 가끔씩 전국의 지하철, 버스, 철도운행이 중단된다. 필자도 총파업시기에 잠시 파리에 머물면서 불편을 겪은 적이 있다. 그러나 정작 파리 시민들은 이런 돌발 사태에 이력이 붙은듯 갖가지 수단을 동원한다. 자전거와 오토바이, 심지어는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이 그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대로에서 각종 차량사이에 섞여 신호를 대기하는 모습이나 센강변을 끼고 달리는 연인들의 모습을 보면 참 여유롭다는 생각은 물론 낭만을 느끼게까지 한다. 프랑스는 1995년 대기오염 악화로 3차례나 경보가 발령되자 갖가지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그중 하나가 자전거타기였고 지금은 자전거 인구가 크게 늘었다. 파리 시청을 중심으로 몽파르나스와 시청, 라 빌레트를 연결하는 남북축과 뱅센 숲과 시청, 불로뉴 숲을 연결하는 동서축의 자전거도로를 연결하여 지금은 도심의 교통난을 크게 완화했다. 대기오염 경보의 발령횟수도 줄어들었고 시민들의 건강생활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12년전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되던 해, 제3의 천년 밀레니엄위원회를 설치하고 환경문제의 가장 핵심사업으로 자전거타기를 내세우고 나섰다. 2천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안전하게 레저와 교통용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자전거전용도로를 만드는 것이 첫 시발점이었다. ‘밀레니엄 사이클루트’가 그것인데 북아일랜드까지 연결되어 있다. 지금은 그로인해 자전거족이 크게 늘어났고 주말이나 휴일이면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싸이클 행렬을 이루는 ‘바이크족’을 흔히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세계 각국의 탄소배출과 이에 따른 탄소배출권이 강화되면서 자전거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자전거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청정 교통수단인데다 각국이 앞다퉈 자전거 타기에 좋은 여건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 자전거열기를 짐작 할 수 있다. ‘자전거로 역까지, 지하철로 직장까지’라는 말이 전혀 생소하지 않다. 자전거는 19세기초 유럽에서 시작된 것처럼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는 30%가 넘는 자전거 이용률을 보이고 있고 암스텔담은 그 중심에 있다. 정부의 주요각료들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 곳이 유럽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정부의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10%에도 못미치는 자전거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전국의 자전거 보유 댓수가 1천만대 안팎에 머물고 있으며 이마저 도로가 위험해 상용하는 교통수단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자전거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지고 일선 시군이 자전거 전용주차장과 도로를 개설하는 등 여건이 많이 좋아져 점차 자전거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지만 유럽의 그것에 비하면 미흡하다. 자전거 타기는 향후 지구환경과 에너지절약의 가장 확실한 대안이다. 국민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져 요즘은 자전거로 건강을 지키고 여가를 누리는 메니아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경북도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자전거타기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완공을 앞두고 있는 낙동강 살리기 사업도 자전거 전용도로의 확보로 건강과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두고 있다. 낙동강 상류에서 강을 끼고 남쪽으로 내려와 부산까지 이어지는 자전거 전용도로는 프랑스 파리와 영국의 밀레니엄 싸이클 루트에 못지않는 풍광과 아름다움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19세기초 두발로 땅을 번갈아 차 앞으로 나가던 2륜차가 신기해 ‘dandy horse`(멋쟁이 말)라 이름이 붙여졌던 자전거가 지금은 21세기의 총아가 됐으며 자동차만큼 다양하게 발달했다. 거꾸로 밟아도 앞으로 나가는 자전거기어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 졌으며 산악자전거는 수십단 기어에 광폭타이어로 자갈밭이나 오르막길을 마다않는다. 최근들어 자전거 산업이 호황이라는 기분 좋은 소리도 들린다. 자전거를 매개로 한 산업의 발전과 지자체의 각종 이벤트를 기대한다. 자전거가 21세기의 가장 촉망되는 문명의 이기로 각광받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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