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도상으로 볼 때 한국의 면적은 작은 나라에 속한다. 그렇지만 국토의 크기에 비해서 비오는 강우량의 차이는 지역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두고 있다. 금년 7월에 경기 일부와 충청도, 그리고 강원도에서는 20일 사이에 600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지만 경북 남부와 경남 동해 지방에서는 150m 정도에 그쳤다. 강우량을 보면 면적이 매우 큰 나라로 여겨진다. 비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지름 0.2mm 이상의 물방이 되어 지상에 떨어지는 현상을 두고 말한다. 크기가 0.2mm라는 것은 이슬비의 가장 작은 크기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더 작은 구름방울인 경우는 150m 정도만 낙하하면 증발되어 사라져 버리므로 빗방울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는 물이다. 물은 수소와 산소의 화학적인 결합물인 액체이며 순수한 상태에서는 아무 빛깔도 냄새도 맛도 없고 투명하다. 세상에 널리 있으며 생물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될 물질이다. 사람도 매일 물을 마시며 육체의 체내에 거의 70%가 물이다. 그리고 우주의 3/2가 물로 채워져 있고 물이 곧 비를 만드는 요소이다. 비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높은 곳에서 찬 공기를 만나 식어서 엉기어 땅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을 가리킨다. 물과 비는 정말 우리생활에 고마운 물질이다. 좁은 땅 우리나라에도 금년에 비가 많이 내려 재산상의 큰 피해를 입기도 했지만 또 어떤 지방은 적당히 와서 비 피해가 없는 곳도 있었다. 우리가 농사지을 때 토지의 생산력을 높이고 식물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경작지에 뿌려 주는 영양 물질인 거름을 우리는 비료라 한다. 어느 농학자의 견해가 ‘비료’는 비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비 만치 좋은 비료는 없다고 한다. 사계절이 분명한 한국은 7,8월이 우기이며 이때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이며 태풍도 가끔 와서 물난리가 난다. 비는 참으로 비가 와야 해가 될 것이 없는 모든 사람에게 대하여 하나의 큰 위안이 되며 하나의 신뢰할 만한 벗이 된다고 한다. 비가 인간의 생활에 필수적인 물질이지만 인간은 비를 만들 수 없다. 하늘로 퍼올려 비를 내리게 할 수도 없다. 필요할 때 요긴하게 사용하려면 있을 때 아껴 써야 한다. 물은 돈과 같아서 함부로 쓰는 것을 ‘돈을 물쓰듯’ 한다고 한다. 비에 관한 얘기가 하나 있다. 임진왜란 때 선조대왕이 의주로 가다가 비를 만났다. 모든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서 황급히 뛰어갔다. 그런데 이항복은 비를 맞으면서 웃는 얼굴로 천천히 걸었다. “뛰어가면 앞에 비까지 맞습니다. 조용히 걸어야 멋과 운치도 있고 비를 덜 맞지요.”라고 말하여 전체 일행이 한바탕 웃었다고 한다. 비는 자연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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