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범야권후보 단일화 경선은 우리나라 정치에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민주당은 비중있는 서울시장선거에 당공천후보를 내지 못하는 망신을 당했다. 이러다간 대통령후보도 범야에 빼앗기는 ‘불임정당’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트위트와 SNS를 이용한 실시간 선거현황은 향후 우리나라의 선거판도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흐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후보단일화 선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민주당은 이번 후보단일화의 승부처가 주민투표에 있다고 판단, 후보토론회와 여론조사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막판뒤집기를 장담했다. 주민투표 당일 투표소에는 관광버스에 나눠 타고 온 50~60대의 중년 유권자들로 북적댔다. 민주당이 막바지 승부수를 던진 것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박원순후보측은 투표의 결과를 2대8정도로 보고 실의에 빠졌다. 그러나 변화는 오후 2시를 깃점으로 일기 시작했다. 트위트를 통해 상황이 전달되고 조국교수와 영화 ‘도가니’작가 공지영의 인증샷이 전해지면서 젊은층들의 투표참여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 지하철을 이용, 투표장으로 향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많아졌고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은 예상을 깨고 50%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투표결과는 관광버스와 트위트의 대결로 압축된 것이다. 같은 버스를 타고 온 다수의 군중과 트위트를 보고 지하철을 타고 온 젊은 이들로 투표장의 분위기는 양분됐고 개표결과 박영선 9,132표 대 박원순 8,279표로 좁혀졌으며 이 결과는 앞서 시행한 후보토론과 여론조사의 벽을 넘지 못했다. ‘노무현 데자뷰’라는 말이 생겨난 것도 당시 대선에서도 오후2시 이후의 젊은층 투표참여가 급격히 늘어났고 이는 SNS효과에 영향받은 바 였다. 이제 우리나라의 선거양상은 종래의 거리유세나 선거홍보물 위주에서 벗어나 SNS를 얼마나 효과있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선거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이번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나타난 또다른 결과는 기성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다. 60년 전통을 자랑하던 민주당이 벌써 세 번째 범야권 단일화에서 패해 후보를 내지 못하는 창피를 당했다는 것은 그만큼 불신의 골이 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제도권에서 파트너 십을 이뤄 때로는 대립하기도 하지만 타협을 이뤄 현안문제를 풀어나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안겨줘야 할 정당이 걸핏하면 거리로 나서고 삭발하고 촛불켜고 희망버스를 타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것이다. 양당구조의 정당정치의 실종에 국민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성과없는 극한투쟁에 식상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차라리 제도권 밖에서 참신한 인물을 찾자는 움직임의 발로가 이번 범야권 단일후보 선정과정에서 나타난 표심이다.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준 것이라 할 것이다. 야당에 대한 실망감의 원인제공은 파트너십을 이루고 있는 여당에 있다고 봐야 한다. 국가의 중요현안이 단 한번도 정쟁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 여당은 다수의 힘만 믿고 정치력발휘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고 누구하나 문제의식을 갖고 제도개선에 나서지 않았다. 그로인해 민생법안은 산더미처럼 쌓여 갔고 국민들은 절망의 늪에 빠져 있었던게 사실이다. 민주당에 떨어진 발등의 불이 여당인 한나라당에도 떨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박원순 효과’를 치유하는 길은 여야가 정치력을 복원하는 것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다가오는 총선에서도 무소속바람이 요원의 불길처럼 번질지 모른다. 정당의 최종 목표는 정권창출이다. 후보를 내지 못하는 불임사태는 치욕이 아닐 수 없다. 야당이 타킷을 한나라당에만 두고 무조건 깨부수자는 인식을 갖고 있는한 앞으로도 불임은 계속될는지 모른다. 정치가 제도권에서 예측가능하게 이워질 수 있게 안정시키는 일이 급선무다. 그것이 정치복원이다. SNS와 트위트가 앞으로의 선거향방을 좌우하는 새로운 아이콘이듯 정당이 아닌 재야의 약진도 향후 선거의 복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제도권 정당들은 명심해야 한다. 선거에 당선된 사람을 영입하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사고를 갖고 있다면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박원순효과’는 우리의 정치권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변 린(객원논설위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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