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순찰대에근무하면서 우산장사와 짚신장사를 하는 두 아들을 둔 부모의 얘기가 생각이 날 때가 있다. 날씨가 나빠도 걱정, 좋아도 걱정이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쾌청한 가을 날씨가 계속 돼도 마음이 편치 못하다. 좋은 날씨 탓()에 졸음운전 사고가 빈발하고 있으니, 서로 다른 장사를 하는 두 아들을 둔 부모의 심정과 다를 바 없다. 고속도로 순찰을 하다 보면 앞서가는 차량이 이리저리 갈 지(之)자 운전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가까이 십중팔구는 졸음운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차량을 발견하면 사이렌도 울리고 손짓도 해서 졸음을 쫓아주려고 노력을 하지만 '천하장사도 자기 눈꺼풀은 들지 못 한다'는 말이 있듯 졸음은 어찌할 수가 없는 모양이다. 고속도로 교통사고 중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가장 많으며, 이는 특히 소중한 목숨을 잃게 되거나 대형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높다. 졸음운전은 사고의 위험성에 비해 뾰족한 대안이 없어 안타깝다. 음주운전은 경찰의 단속으로 어느 정도 사전 예방이 가능하고 교통사고가 났을 때에도 현장에 브레이크 흔적이라도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졸음운전은 순간에 밀려오는 생리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사전 제지가 어려우며 대부분이 브레이크조차 작동하지 못한 채 사고가 발생하므로 그 피해가 상상을 초월한다.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운전자들의 안전의식이 먼저 요구된다. 장거리 운전에 앞서 미리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음주를 삼가는 등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운전 중 피로를 느낄 때는 가까운 휴게소나 간이정류장에서 스트레칭을 하거나 짧은 토막잠을 청해 보는 것도 졸음을 쫓는 방법이다. OECD 국가 중 교통사고율이 최하위에 머무는 문화지체국의 불명예를 벗어버리기 위해, 직업운전자들에게 적정시간을 운전하게 하는 근로환경의 개선문제, 고속도로 휴게소의 확대 설치, 졸음운전을 퇴치할 수 있는 안전시설물의 개발 등도 병행이 돼야 한다. 봉화경찰서 정보과 권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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