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펀집국장 이응휘 10.26 재보궐 선거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탄생으로 끝났다. 정당 후보도 아니고 무소속 후보로서 야당과 시민단체의 지지를 받으면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기고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서울시민들의 표심은 여당인 한나라당이 싫은 점도 있겠지만 기존 정치에 염증을 느낀 20, 30, 40대 유권자의 대 반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젊은 유권자의 쓰나미였던 것이다. 이들은 분명 정치권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누구든 간에 앞으로 이대로 정치를 하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다시 말해서 변화, 정치의 변화를 요구한 것이다. 정치권도 이런 것을 알기 때문에 대 혼란에 빠져 있는 듯 하다. 박원순 후보의 당선에 가장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안철수 서울대 교수라 해도 이설이 없을 것이다. 그것은 당초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5%대에 머물던 박 후보가 50%에 가까운 지지율을 나타내던 안철수 교수의 불출마와 박원순 후보 지지표명으로 선거 시작 전 박 후보의 지지율이 50%대로 수직 상승했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대권 후보로서의 여론조사에서도 박근혜 전대표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내년 대선에서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올랐다. 이름하여 안철수 신드롬을 만든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와 안철수 신드롬을 잘 살펴보면 유권자, 특히 20대와 30대, 40대의 마음을 알 수 있을 듯하다. 이 세대들은 사실상 젊은 세대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모든 선거에서 여론을 몰고 투표를 주도할 세대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이들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보여준 표심을 보면 더욱 잘 알 수 있다. 20대는 불안한 마음이 다분히 있다. 반값 등록금이니 청년 실업해소니 하면서 쏟아져 나오는 정책은 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불안한 것이다. 30대는 좌절해 있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 전선에서 밀리고 밀리다 어린 아이 키우기 위해 일용직으로, 비정규직으로 가 있는 세대들이다. 대기업에 밀린 중소기업에서 박봉이지만 미래가 보여야 하는데 이대로 가면 앞이 보이지 않는 세대들로서 좌절감에 빠져 있다. 40대는 한 가정의 가장이요 현재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해야 하는데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속 시원한 대안도 마련하지 못하고 정부는 정부대로 부자만 잘살도록 하는 것 같은 불균형적인 시장경제에 분노한 것이다. 이러한 것이 종합적으로 나타나는 사회 현상에서 안철수 교수의 등장은 불안하고 좌절하고 분노한 세대들에게는 구세주 같은 인물이 돼 버린 것이다. “안 교수, 제도권에서는 할 수 없으니 제도밖에 있는 당신이 나서서 해결해 달라”는 간곡한 심정이 담긴 아우성인 것이다. 이것이 안철수 신드롬이요 안철수 효과인 것이다. 지금 정치권이나 국민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과연 안 교수가 내년 대선 출마를 위해 언제 등장할 것인가’다. 안 교수가 이번 서울시장선거에서 보여준 행보를 보면 답이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나경원 후보의 유세 지원을 한 것과는 달리 안 교수는 유세지원도 하지 않았고 단지 마지막 날 한 통의 지지 편지와 이른 아침의 투표참여가 전부였다. 그는 선거 후 이번 선거를 상식과 원칙이 이긴 선거라 했다. 바꿔 말하면 그 동안은 상식과 원칙이 없었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안 교수의 등장 여부는 시간적 함수 관계는 아닌 듯 하다. 안 교수는 ceo로서의 기업 경영 과정이나 교수로서 보여주는 면면을 보면 앞으로 그의 행보는 명확하다 할 수 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정치권의 변화와 개혁이다. 따라서 안 교수의 대선출마 여부는 정치변화와의 함수관계에 있다. 정치가 안 교수가 바라는 대로 상식과 원칙이 바로 선다면 그는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출마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할 사람이다. 반대로 정치가 변화하지 않고 머물러 있다면 아마도 안 교수의 등장은 더 빨라 질 수도 있을 것이다. 20대~40대는 지금 현재 분명 안 교수의 등장을 바라고 있다. 바꿔 말하면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힘들지만 희망이 있고 더 열심히 일하면 미래가, 나 보다는 내 자녀에게는 꿈이 있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절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세대들은 분명 부자와 대기업을 더 잘살게 하고, 힘들고 가난한 서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하는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정치를 바꾸고 정권을 바꾸고 나라를 바꾸어 놓을 세대들임에 틀림없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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