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민들은 참 행복합니다. 우리나라 행정 혁신을 주도하던 최양식 시장이 경주시장을 맡았으니 말입니다. 그림과 음악을 좋아하고 시를 즐겨 읽는 신라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하시니 최 시장은 분명 경주의 아들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당숙에게 국장 의자에 앉으시게 하고 숙모의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은 일찍이 저 양반(당숙)을 만난 것이었다’는 말에 이유 없는 눈물을 흘린 것을 보면 최 시장의 속마음은 여린 사람이라는 것도 짐작케 합니다. 행정자치부에서 ‘빵 사다주는 대머리 아저씨’는 아마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 많으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고위 관료 일수록 작은 것 같지만 그러한 덕(德)을 갖추기란 충분한 내공이 없으면 쉽지 않으리라 봅니다. 최 시장의 내공은 경주 최 씨 가문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며느리가 시집오면 3년간 무명옷을 입히고, 사방 백리에 굶는 사람이 없도록 하고, 벼슬을 한다면 진사 이상은 하지 말라, 흉년에는 땅을 사지 말라, 손님을 후히 대접하라’고 하던 가문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신라 천년의 피와 경주 최 씨 가문의 가르침이 지금의 최 시장을 통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흐르고 있다는 것은 ‘최 시장이 꿈꾸는 세상’도 그리 멀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48%의 지지를 얻어 경주시장의 자리에 앉은 지도 1년 6개월이 다되어 가고 있습니다. 시장으로서 가진 구상을 펼칠 때가 된 것도 같습니다. 최 시장의 개인적인 능력, 특히 행정에 관한 한은 경북의 어느 자치단체장에게도 뒤지지 않을 경력을 가지고 있고, 행정에 대한 노하우를 다 펼쳐 놓기에는 인구 30만의 경주시라는 그라운드가 좁을 수도 있을 겁니다. 도백(道伯)의 자리에 갈뿐더러 못할 일이 있겠습니까만 그것이 역사요 현실 아니겠습니까? 행자부 구내식당에서 어깨에 부딪히는 사람은 대개가 서기관입니다. 행자부에서 그리 높은 직급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서기관이 차관 결재를 받으려면 층층시하(層層侍下) 한참의 결재 절차가 있습니다. 이사관이나 관리관 쯤 돼야 차관하고 차 한 잔하며 독대의 시간이 주어질 정도니 행자부 차관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높은 자리입니까? 그런 최 시장이 경주시장을 1년여 동안 운영해 보시니 성이 찰 리가 있겠습니까? 서기관이 국장임내 하고 권한의 최고 핵심에 있으니 최 시장이 보시기에는 ‘부처님 손바닥이야’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래도 어쩝니까, 싫든 좋든 이들을 끌고 가야할 책임이 최 시장에게 있는 걸 말입니다. 요즘 최 시장에 대해서 눈과 귀가 많이 막혀 있다는 시중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설령 본인은 그렇지 않다 하시더라도 귀담아 들으실 충고인 것만은 맞는 것 같습니다. 최고 책임자의 귀와 눈이 막혀 버리고 인(人)의 장막에 가리면 간신배가 설친다는 얘깁니다. ‘yes’맨이 많으면 최 시장이 꿈꾸는 세상은 더욱 멀어지기 때문에 드리는 이야깁니다.‘no’라고 해야할 때 ‘no’라고 할 수 있는 충신이 곁에 있어야 합니다. 최 시장 정도 되시면 충신과 간신을 구분하는 혜안(慧眼)은 충분히 가지고 계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되지 않습니다만 시중에 그런 얘기들이 있기에 충언을 드리는 것입니다. 최근에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리신 한수원 본사 이전 문제도 어떤 보고서, 어떤 브래인들과 의논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소통의 부재’였다는 것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통의 부재는 분노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보았지 않습니까? 현재 우리나라 정치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소통(疏通)이 가장 큰 화두고 앞으로 소통이 변화를 주도할 것입니다. 행정을 꿰뚫어 보시는 최 시장께 경주시청의 비효율적 행정체계에 대해서 지적을 한 바 있습니다만 아직 '가마솥에 뜸이 덜 든건지', 아니면 장작 몇 토막을 더 지펴야 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혁신과 변화는 빨라야 합니다. 그것이 최 시장께서 꿈꾸시는 세상이라 봅니다. 행정의 혁신은 사람을 바꾸고 일하는 방법을 바꾸는 것이라고 역설하셨습니다. '물가에 앉아 고기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생각하고 그물을 만드는 것'을 혁신이라 했는데 경주시청 공직자들에게도 물고기를 잡기 위한 그물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혁신하지 않고 편할려고 하는 공무원은 과감히 퇴출시켜야 하고 본인은 불편하고 혁신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시민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을 혁신시켜야 합니다. 형식적 메뉴얼을 파괴하는 것이 최 시장의 행정 지론 아니신가요? 혁신에 대한 저항과 비판이 있다하더라도 혁신의지는 추락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또한 최 시장은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경주시민들에게도 ‘미스터 친절, 빵 사다주는 대머리 아저씨’로 다가가시도록 지금보다 조금만 더 눈높이를 더 낮추시기를 기대합니다. 274페이지의 ‘꿈꾸는 세상', '최 씨 가문이 이루었던 300년의 부(富)'를 다시 한번 경주시민들에게 만들어 주셔서 후대에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최 시장의 진면목을 보여주시기를 바라면서 항상 건강하십시오. 편집국장 이응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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