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더불어 사는 존재이다. 그래서 언어(말)가 있고, 교육이 있으며, 만남이 있다. 사람의 생활이 천태만상 인 것은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며 지혜가 있고, 사고의 능력을 갖고 있다. 쉽게 말하면 세상의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재주(힘)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생겨난 것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다른 동물은 혼자 살아도 사람은 결코 혼자 살수는 없는 존재이다. 그래서 교과서를 비롯하여 많은 것을 남을 통해서 세상사는 지혜를 익히게 된다.
오래전에 생방송된 KBS 1TV 토크쇼 ‘아침마당’ 특집 ‘대통령 부부의 사람 사는 이야기’에 대통령 부부가 출연 했다. 사람 사는 이야기는 대개가 비슷한 사생활 이야기가 전부이지만 가정마다 특징이 있어 숨겨진 일들을 진솔하게 듣고 깨달음이 있는 것이 이 프로의 목적이다. 사람들은 남들 앞에서 온갖 얘기를 다 하면서도 몇 가지 궁색한 것이 있으면 감추고 싶어 하고 불미스러운 것은 생각조차 하기 싫어한다. 사회자의 한순간 재치에 따라 잘만 유도하면 말하는 사람에게는 꺼리는 일이지만 시청자는 그 부분을 몹시도 알고 싶어 하는 대목이 있을 것이다.
많은 사연들 중에 많은 시청자의 눈시울을 뜨겁게 한 것은 어머님의 사연이었다. 이 대통령은 “훌륭하신 어머니를 만난 것이 살아가는 일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어머니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자녀들을 깨워 기도하고 새벽시장에 장사하러 나가셨다며 가난한 생활이었지만 말로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보이시는 어머니를 보고 많이 배웠다고 말한다. 어느 가정이나 어머니는 우상의 존재이다. 서양 속담에도 “아버지는 집을 짓고 어머니는 가정을 만든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가난은 경험한 사람만이 아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어머니와 가난에 관한 사연을 공개하다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닦는 장면이 시청자에게 비쳐졌을 때 모두가 어떤 느낌을 가졌을까. 어머니에 대한 후회나 아쉬운 점이 가슴에 남아 있을 텐데 무엇인지 묻는 아나운서의 질문에 “글세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더니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다. 내가 어머니께 새 옷 한 벌 못 사드렸는데 그 약속 지키지 못한 것이 못내 가슴이 아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난하든 어렵든 중요한 것은 가족이라고 말했다. 가족이 서로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고 경제발전보다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대통령 부부의 ‘사람 사는 이야기’는 끝을 맺었다. 가정은 곧 나라다.
손경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