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에 멸종위기에 있는 토종 붉은여우가 곧 방사될 것이라고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최근 적응훈련을 받고 있는 암수 두 마리의 여우에 대한 이름을 공모해 암컷은 연화, 수컷은 비로라고 이름을 지었다. 모두다 백두대간에 있는 봉우리 이름이다.
붉은여우는 1950년대만 해도 산에서 흔히 볼 수 있었으며 그래서 우리의 전래동화나 전설등에는 여우와 연관된 것들이 많다. TV의 여름납량 특집에는 여우가 단골소재로 나오는 것도 개체수가 많아 우리와 친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60년대 쥐잡기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여우털을 이용한 패션이 인기를 끌면서 여우개체수는 급격히 줄어들어 지금은 멸종위기에 놓였다. 산과 들에선 이미 종적을 감췄고 이제는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다. 이번에 자연방사를 앞두고 있는 두 마리도 어린이대공원에서 특별분양 받은 것이며 북한에서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오는 2020년까지 모두 50마리의 붉은여우를 백두대간에 방사할 것이라고 한다. 여우의 복원으로 우리의 산에 여우개체수가 늘어나면 전설속에나 있었던 꼬리가 아홉 개 달린 구미호를 비롯한 많은 여우이야기가 되살아 날지 모를 일이다.
매머드는 1만년전 홍적세 말기에 멸종했다. 지금은 시베리아 등지에서 간혹 화석으로 발견되곤 한다. 이러한 화석을 이용, 매머드를 복원하는 연구가 본격 추진된다고 한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박물관과 일본의 긴키대 연구진은 화석에서 매머드의 DNA를 채취, 암컷 코끼리의 난자를 활용해 복원하는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최근 시베리아에서 매머드의 넙적다리 화석이 발견돼 이같은 연구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는 것이다. 영화 주라기공원는 땅속의 보석 호박속에 들어있는 모기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 공룡을 복원한데서 시작된다. 남태평양의 외딴 섬에 복원된 공룡은 엄청난 번식력과 야생성으로 갖가지 문제를 일어키는 것으로 영화의 흥미를 더해 공전의 히트를 가져왔지만 과학자들은 공룡복원의 근거에 매우 해이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매머드의 복원도 영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 과학자들은 퍽 해이적이다. 화석속 매머드의 DNA 가 완벽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을리 없고 복원이 된다하더라도 이는 코끼리와 메머드의 잡종일 뿐이라는 것이다. 현대과학은 이미 사라진 종의 복원을 시도할 만큼 발달했으나 아직은 복원의 실현과는 거리가 멀다. 그 사이 지구의 자연환경은 날로 피폐해져 이시간에도 많은 동식물들이 멸종되어가고 있다. 종의 보존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고장 영양군 영양읍 대천리 일대에 국립멸종위기종 복원센터가 들어선다고 한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로 2015년 준공예정이라고 한다. 이 복원센터가 완공되면 우리도 멸종된 표범과 늑대 호랑이를 복원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멸종 위기종 복원과 생물의 다양성확보, 유전자산업의 경쟁력 확보 등에 획기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동물은 산양, 반달곰, 붉은 여우 등 모두 156종에 달한다. 이중 상당수는 지금도 산과 들에서는 찾아 볼 수 없고 동물원이나 특수 양식장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식물자원도 나도 풍란, 가시오가피 등 65종이 멸종위기로 분류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신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멸종위기 동식물 복원사업은 진작부터 필요성이 강조돼 일부 뜻있는 민간인들에 의해 시도돼 왔으나 이제는 국가가 나서게 됨으로서 자연생태계의 복원이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복원센터가 들어서면 경북에는 영주의 생물자원보존센터와 상주의 국립낙동강 지원관, 봉화의 국립 백두대간 수목원, 울릉의 국립해양생태관과 함께 강과 산, 바다를 망라한 자연생태관련 모든 시설이 망라된다. 그만큼 자연조건이 환경과 생태와 밀접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당연히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고 인재를 육성해 나가야 한다. 경북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강과 산, 바다를 활용하고 보호해 나가는 인재를 육성하는 길이다.
변 린(객원논설위원.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