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분야에 있어서 생존사회에는 ‘약육강식’이 존재한다. 강한 자가 있는가하면 약자가 있고, 최고가 있는가 하면 최하가 있고, 서열이 있기 마련이다. 강자의 심정은 항상 최고가 되길 바라고, 약자는 늘 도전하는 정신으로 앞서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지혜를 모은다. 어떤 분야에 있어서 최고는 물론이요, 제 2인자가 되어도 칭찬이 자자하고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찬사를 보내는 경우도 더러있다. 그러나 2등이 필요 없는 경우도 있어 안타깝지만 그것은 낙제로 취급을 받게 된다. 선거에 있어서 1등만 뽑는 일에 있어서는 2등의 존재가 무의미한 일이 생겨, 본인은 물론 주위사람들을 아쉽게 만드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힘없는 사람을 약자라 한다면 힘 센 사람은 강자이다. 약육강식(弱肉强食)이란 말은 약한 자는 강한 자에게 먹힌다는 뜻이다. 그래서 약자는 강자에게 이기려고 온갖 수단을 다 쓰며 강자의 약점을 연구하고 거기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데 노심초사 하지만 약자는 강자에 대한 비열함에 무너지고 강자는 약자에 대한 자만으로 넘어진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감독이나 코치가 선수들을 불러모은 자리에서 여러 가지 작전 지시를 내리고 명심해야할 사항을 힘주어 당부한다. 그리고 맨 마지막 훈시는 한결같이 자만하지 말 것을 몇 번이고 강조한다. 자만은 ‘스스로 자랑하여 뽐내는 것’이다. 여기에서 약자와 강자가 뒤바뀌어 승자와 패자로 갈리게 된다. 약자와 강자가 한순간 정하여 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자는 강자의 허점이 무엇인가를 늘 살피고 연구한다. 강자를 괴롭히는 것은 먼 곳에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보다 덩치가 큰 것도 아니다. 동물의 왕국이란 프로를 봐도 천하의 장사요 맹수인 사자나 호랑이를 괴롭히는 동물은 천하에 없다. 그러나 그 맹수가 괴로움을 당하는 것은 자기 몸 주변을 맴도는 쉬파리이다. 이 쉬파리가 맹수의 귓구멍에 붙어 살을 갈가 먹고 알을 깐다. 맹수는 이 조그마한 쉬파리 때문에 가려워 미칠 지경이다.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다. 스웨덴 속담에 “약자 중에서 가장 강한 자는 자신의 허약함을 잊지 않는 자”라고 했다. 철학자 니체가 ‘선악의 피안’이라는 책에서 “기독교 도덕은 노예의 도덕, 약한 자의 도덕이다. 생의 확대를 방해하고 본능의 발휘를 억제하고 인간을 위축시키고 퇴화시키는 도덕”이라 했다. 사람마다 느낌이 다를 것이다. 성인의 말씀 중에 “교만에는 재난이 따르고 겸손에는 영관이 따른다. 강자의 결점이 바로 교만이요, 자만이다. 그 까닭은 교만은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에 대한 경멸”이라 했다. 약자는 겸손하게, 강자는 더 겸손하자. 교만한 마음이 천사를 타락시킨다.
손경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