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명은 대개 강을 끼고 발달해 왔다. 고대문명의 발상이 니알강, 티그리스, 유프라데스, 양쯔강유역에서 이루어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금도 세계의 유명도시는 강을 끼고 형성돼 있다. 런던의 테임즈강, 파리의 센강, 뉴욕의 맨허턴강, 서울의 한강이 그러하다. 물은 인류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살찌운다. 예부터 물을 잘 다스리고 이롭게 활용한 민족이 잘살고 문명을 발전시켜온 것을 우리는 보아왔다.
낙동강살리기는 그런 의미에서 물을 이용하는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준 획기적 전환점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올해로 낙동강 본류에 대한 강살리기 공사는 마무리된다. 강을 따라 조성된 수변공간과 친환경시설, 자전거길등은 벌써부터 우리를 풍요롭고 안락하게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 오랜 시간 갈등하며 마음 졸였던 기우를 상쇄하고도 충분하다.
그러나 강살리기는 끝나지 않았다. 낙동강이라는 거대 강줄기는 정비가 끝났지만 그 강을 형성하고 있는 지류는 옛날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지류살리기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 낙동강살리기는 지류살리기가 끝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강살리기의 목적은 치수는 물론 물을 이롭게 사용하는데 있다. 뿐만아니라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역의 정서, 문화, 환경, 역사를 어우르는 새로운 하천환경을 조성한다면 이는 미래지향적 트랜드가 될 것이다.
정부는 낙동강살리기의 후속사업으로 내년에 지방하천에 2,245억원을 들여 대대적인 치수, 이수사업을 벌인다고 한다. 수해상습지역인 청도천을 비롯한 42개 하천은 보수하고 영강등 8개하천은 강바닥을 준설한다. 그밖에 남천등 18개 하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경제에도 이바지 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상주의 병성천에 스토리텔링을 도입, 상주를 이야기가 흐르는 고향의 강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경북도내 지류하천들이 낙동강과 어울려 살아있는 친수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내년 예산중 또하나 눈에 띄는 것은 낙동강살리기로 건천화된 도심화천에 물을 흘려보내 물의 순환체제를 보완한다는 것이다. 구미시 금오천이 그곳으로 이곳에 물이 흐르면 구미시는 수변도시로 변화, 도시정서가 훨씬 아름다워 질 것이다.
경북은 백두대간이 뻗어내려 있고 그 산맥을 따라 낙동강이 유유히 흐른다. 동쪽으로는 넒고 끝없는 동해바다가 펼쳐져 있다. 산과 바다, 강이 어우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그로인해 지역 특유의 전통과 문화를 형성해 왔다. 지역민들은 강과 산, 바다에서 먹고 입는 것을 자급자족 할 수 있는 복락을 누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강이 가져다 준 자양분은 문명을 꽃피우고 윤택하게 살찌우는 젖줄이었다. 여기에 강살리기까지 더해 도민들은 제2의 문화를 꽃피울 전성기를 맞았다. 그래서 지류하천살리기에 또다시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산과 바다, 강을 미래성장의 바탕으로 삼는 것이 당연한 귀결이라면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낙동강과 지류살리기는 단순한 토목공사와 제방보강등에 거쳐선 안된다. 치수가 기본이지만 친수도 강조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질의 개선이 우선이다. 아무리 시설이 잘되어 있다고 해도 그곳에 흐르는 물이 오염되어 악취가 나고 이용할 수 없다면 소용이 없다. 낙동강살리기가 처음 추진될 때부터 수질개선에 회이적인 의견이 많았던 점을 상기하면 수질개선은 모든 것보다 우선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강살리기의 완결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낙동강은 발원지에서부터 오염원이 널브러져 있다. 생활하수는 물론 공단에서 내보내는 폐수들이 조금만 방심하면 강으로 스며든다. 정부가 국가적사업으로 강살리기를 벌였다면 경북은 범도민적 수질개선 캠페인으로 화답해야 한다. 경북에 있어 내년은 수질개선이 새로운 아이콘이 되어야 한다.
변린(객원논설위원.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