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들은 말한다. 한국사람들은 항상 바쁘다고 생각한다. 옛날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외출하려면 갖가지 옷을 걸치면서 위엄과 품위를 지켰던 민족이다. 6・25라는 한국 전쟁 이후 한국사람들은 바빠지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던,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빨리하는 것을 큰 재주(기술)로 여겨왔다. 꾸준하고 여유있는 생활패턴 서둘러 일을 잘 처리하더라도 기교를 더 높이 평가하는 시대로 바뀌기 시작했다. 천천히 하고 여물게 하고 완전하게 하는 것도 중용한 일이다. 그러나 전란 이후의 국민성이 급하게 설치는 경향이 아직도 우리의 생활에 이미 익숙화 되어 일을 지휘하는 사람이나, 그 일을 지휘하는 사람이나, 그 일을 추진하는 사람들 사이에 이미 교감된 상황으로 변해 버린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시대를 가르켜 3S시대라 한다. 첫째는 Speed, 다음은 Self, 셋째는 Service 시대라 한다. 속도시대의 주인공은 비행기, 기차, 자동차이다. 국내선 비행기는 1시간이면 족하고 KTX라는 고속기차도 2시간대면 된다. 그리고 자동차가 나중인 것 같지만 얼마전 전남 영암에서 열린 F1경주는 그 질주하는 속도에 못따라 갈 정도로 빠르다고 한다. 옛날 영남지방에서 문경세제로 걸어가는 성균관 과거행은 40일이 걸렸다고 한다. 그리고 두 번째는 Self 시대라 한다. 마시는 물도 커피도 영어로 Self라 할 만치 만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정에서도 자녀들이 식사를 하고 자리를 뜨면서 자기가 먹은 식기를 자신이 치우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고 자동차의 기름을 주입이나 심지어 세차까지도 Self다. 학교교육에 있어서도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하자”고 배운 것을 부모에게 권유할 지경에 이르렀다. 셋째 Service는 사람들 사이에서 예의 이상으로 지켜지는 행동 덕목이다. Self와는 달리 남에게 베풀고 헌신하는 갸륵한 마음이 행동부터 아름답다. 서비스는 자기의 것이 아니다. 항상 남을 배려하는 그야말로 봉사정신이다. 정말로 장려할 미덕이요 겸양이다. 계급에 관계없이 연령에 관계없이 베풀어지는 동양적인 겸손이다. 사람은 스스로가 예의있다고 판정할 수 없다. ‘겸손과 예의와 인사’잘 하는 것이 바로 자기 자랑이다. 여기서 필자가 한 기관에 예의를 갖춰 항의를 한 적이 있었다. 한 달에 한 두 번 경주에서 포항으로 원고를 보내는데 5일 이상이 걸린다. 우체국 우편과에 문의를 해 보았다. 거리상으로는 32km에 불과한 80리인데 편지를 갖고 걸어가도 이틀이면 되는데 어째서 일주일씩이나 소요되는지 이건 Speed 시대가 아닌 것을 하소연 한 적이 있었다. 우체국 직원의 말씀도 느릿느릿하게 “글쎄요, 빠른 우편-등기 속달로 부치면 내일 들어갑니다” 할 말이 없어 수화기를 놓았다. 손경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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