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식물에는 생명체가 있다.
생명이 없는 사물을 무생물 이라하고, 이미 죽은 무형의 물체이다. 생명체가 있는 사물은 모두가 귀한 생명이 있어 성장하는 과정에 따라 형체가 변하고 모양도 가지각색으로 유형을 달리한다. 이 땅에 생명이 있는 한 식물이던, 동물이던 그 가치를 유지하고 죽는 날까지 버티는 것이 목숨(생명)이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수많은 고난을 견디며 인고(忍苦)의 세월을 버티면서 삶에 대한 애착과 더불어 종족번식에 최대의 의무를 수행하는 사실을 인간은 이미 터득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어같은 물고기는 최후의 순간까지 자신의 몸을 희생시키며 사력을 다하다가 결국 종족번식에 목표를 두고 탈진하여 생을 마감한다. 식물도 마찬가지로 종자(씨앗)을 퍼트리며 그 다음 말라 죽어간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사람은 다른 동물과 절대 다르게 임신기간이 10개월이 될 정도로 길다. 그리고 사람은 태어나도 1년 가까이 활동을 잘하지 못한다. 그것은 사람의 모든 기관이 성숙하고 수명이 긴 탓에 거기에 적합한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한다. 사람의 생명은 천하보다 귀하다고 할만치 소중한 존재이다.
지난해 깜작 놀랄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다. 자기가 낳은 아기의 어머니는 종교적인 신념 때문에 수혈을 받아 수술을 해야 할 아픈 아이에게 수혈을 거부한 사건이다. 불행하게도 아이는 사망하고 뒷얘기만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사실의 내용은 잘 모르겠으나 그 종교가 무엇이며 신앙이 어떤 것이기에 자기가 키운 아이를 외면한단 말인가. 남의 일이지만 너무나 충격이 큰일이다. 사람의 목숨이 아무리 일생일사(一生一死)라 하지만 생각할수록 잔인하다.
사법부에서도 여기에 대한 조사와 결론이 나겠지만 고귀한 생명이 무의미하게 희생된 사실을 우리는 모두 인정할 수 없는 처사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부모의 몰지각한 종교의식으로 태어난 생명이 아무렇게나 버려졌다. 사람의 목숨은 무엇 하고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성스러운 것이다.
철학자 호메로스는 “생명은 황금으로도 살 수 없다”고 했다. 시인 괴테도 “인생은 사랑이요, 그 생명은 정신” 이라고 한다. 생명만이 신성하다. 생명에의 사랑이 가장 첫째가는 미덕이다.
무슨 종교가 인간의 생명을 도외시하는지 그런 종교는 사람이 믿을 필요가 없는 가짜이다. 그 곳엔 사랑도 희망도 생명도 없는 것이며 사랑하는 것은 기쁨을 같이 하는 것 아니라 생명을 같이 하는 것이라 했다. 생명은 기다려 주지 않고 생명은 되돌아오지도 않는다. 어린생명, 무슨 죄가 있을 리 만무하다고 오직 어리석은 부모의 착각으로 많은 사람의 가슴을 따갑게 했다. 살려고 하고 그 존재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생명체의 고유한 성질이다.
손경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