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모두들 60년만에 도래한 흑룡의 해라며 희밍에 부풀어 있지만 올해는 과거 어느때보다 불확실성이 강조되는 한해이다. 국내적으로는 총선과 대통령선거가 있고 정치는 새판짜기가 한창이다. 경제는 세계적 불황이라는 먹구름 속에 저성장, 양극화라는 악재가 만연하고 있다. 남북관계는 김정일 사망이후 북한의 변화를 점칠 수 없는 불안한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이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대통령도 이런 불확실성을 두고 임사이구(臨事而懼)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삼았다. 어려운 시기에 큰 일을 맞아 엄중한 마음으로 신중을 기해 지혜를 모아 일을 성사시키자는 뜻이다. 올해의 불확실성은 국내정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선거의 해를 맞았지만 기존 정치집단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고 이를 뒤늦게 안 정치집단은 새판짜기가 한창이다. 여당은 비상대책위를 구성, 총선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지키고 나아가 정권재창출을 달성하겠다는 마스트플랜을 세워놓고 있다. 반면 야당은 범야권을 규합, 힘을 모아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여세를 몰아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겠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여야의 뜻과는 달리 국민들은 기존 정치세력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연중 계속되는 정치싸움에 지쳤고 정치인들의 막장형태에 모멸감을 느낀다. 폭력이 난무 하고 잘못을 저질러도 국회의원의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을 이용,특권을 누리는 작태에 절망하고 있다. 국민의 아픈 곳이 어디인지 모른 채 그들만의 언어로 정치를 한답시고 거덜먹거리는 국회의원은 더 이상 국민의 대표자일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 오늘의 우리 정치현실이다. ,SNS가 시대의 아이콘이 된지 오래됐지만 세대간, 계층간 소통이 없는 아이러니를 우리의 정치현실에서 절감하면서 국민들의 절망감은 더해 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이런 정치현실이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의 피로감을 덜어주는 변화된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 사파현정(邪破顯正)이야말로 이시대 정치인들이 가져야 할 덕목인 것이다. 임진년 경제상황은 더욱 불확실하다. 세계경제는 저성장시대에 돌입했다. 지난 한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사회를 불안하게 했던 양극화현상도 세계적 추세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는 무역흑자 333억달러라는 신기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올해는 무역흑자규모가 250억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적 저성장 기조속에 우리의 성장도 예외일 수는 없다. 더구나 올해는 한미 FTA원년의 해로 새로운 무역환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고용과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있다. 대통령은 고용확대를 위해 10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복지예산도 엄청나게 늘어나 우리도 이제는 복지가 국가의 주요트랜드로 부상했다. 무엇보다 관심을 쏟아야 할 부문은 양극화현상이다. 세계가 앓고 있는 자유경제체제의 극복해야 할 주요과제이다. 정치가 신뢰를 받지 못하고 국가의 주요정책이 민심과 겉도는 가장 큰 원인이 양극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경제가 불확실성을 극복해나가면서 넘어야 할 산이다. 남북관계는 과거 어느때보다 안개속이다. 김일성 사망이후 김정일이 취했던 유훈정치가 남북관계를 힘들게 했듯 김정은도 유훈정치에 들어가 우리의 앞날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더구나 북한은 김일성탄생 100년이 되는 올해을 강성국가 원년으로 삼고 있는데다 선군정치를 주요 기조로 삼고있어 대남 강경노선이 예고 되고 있다. 김정은체제 이후 일성이 이명박정권과 상종을 않겠다는 것이고 보면 우리의 대통령이 대화의 창을 열어 놓겠다고 한 여유도 무색해질 공산이 크다. 임진년의 불확실성은 우리에게 위기일 수도 있지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과거 우리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세계속에 우뚝 섰듯 올해도 기회를 창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은 정치가 사파현정(邪破顯正)의 기치를 높이 세울때 가능할 것이다. 변 린(객원논설위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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