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여지는 말 가운데 “소년은 미래를 위해 살고, 장년은 현실을 위해 살며, 노년은 과거를 위해 산다”는 말이 있다. 사람의 생각은 그들이 살아온 과정에 따라서 인간의 포부도 정하여지는 것이다.
성장하는 젊은이에게는 창운의 꿈이 필요하고, 먹고 살기에 급급한 아버지시대는 과거와 미래의 중요성 보다는 현실이 다급한 처지이다. 그리고 인생의 노년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과거가 더없이 소중하고 그립다. 다가올 일이던 현실이던, 흘러간 세월이던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그 시절에 대한 애착과 희망일 것이다.
이처럼 기회란 시기의 포착과 그 흐름의 중요성을 먼저 감지한 사람만이 소유할 수 있는 시간의 나침판인 것이다.
지금(只今)이란 말은 ‘이제 바로 이 시각’을 말하며 현재(現在)라는 말과도 같으나 시간적으로는 현재를 ‘과거와 미래의 사이’를 가리킨다. 철학자 소포클레스는 “사려 있는 사람은 과거의 일로써 현재를 판단한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에서 미래가 태어나고 현재는 모든 과거의 필연적인 결과이며 모든 미래의 필연적인 원인이라 했다. 과거는 이미 있었던 사실이고 미래는 아직 있지 아니한 사실에 불과하다. 있는 것은 다만 현재의 이 순간 뿐임을 역설 했다. 과거가 있었기에 현재가 있고 현재는 미래의 존재를 증명한다.
가끔 사람들이 미래에 너무 집착하고 공상만 한다면 현재가 충실하지 못하다 한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만을 참고 견디면 된다. 과거에도 미래에 대해서도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 과거는 이미 존재하지 않으며 미래는 아직 존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공자님 제자들이 글공부를 하다 난데없이 스승님, 공부는 하루 중 언제 하는 것이 공부가 가장 잘 됩니까? 하고 물었다고 한다. 대답은 아주 간단하고 명료한 것이다. “지금이야, 나중에는 안돼” 우리의 생활의 모든 시작은 지금이다. 주자의 면학 시에도 때(시간)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란 말이 시대적 교훈이다. ‘시기에 늦었음을 안타까워하는 탄식’이다. 많은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은 시간의 중요성과 그 당시 장래를 보고 더 노력하고 충실하지 못했음을 늘 후회하고 아쉬워한다. 인재를 키우다 보면 미래가 밝은 사람이라고 칭찬하는 것은 현재에 하는 일이 마음에 들고 시작과 끝의 관계를 잘 관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의 청년이 우수한 재능을 가졌기에 미래를 점치는 것이다. 현재의 것이 없다면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작은 일에서부터 열정을 가지고 지금 곧 시작하자.
손경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