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한파가 유럽대륙을 뒤덮고 있다. 지난 일주일째 계속된 한파는 곳곳을 고립시키고 이미 5백명에 가까운 사람이 숨졌다. 전력과 가스공급이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가 유럽대륙을 블랙 아웃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특히 동유럽이 심하다. 세르비아는 예비전력이 바닥을 드러내 일부지역의 난방이 안되고 있으며 보스니아는 폭설로 15,000명이 고립돼 있다. 독일은 가동을 중단했던 원전을 가동해 전력예비율을 높이고 있으며 크로아티아와 이탈리아는 주민들에게 전력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산업용전력의 공급을 제한하고 나섰다. 유럽의 주요 에너지 공급처였던 러시아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대한 가스공급을 줄여 이들 국가들이 에너지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폭설을 동반한 한파가 일주일 넘게 계속된 탓이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노숙자와 노인, 폭설로 고립된 자들이어서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일부국가에서는 지금도 거센 바람으로 인해 10t이하의 차량은 운행이 제한될 정도라고 한다. 유럽의 재난관리 관계자는 이같은 한파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래서 폴란드, 항가리, 불가리아등 재난 취약국가들이 블랙아웃에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강추위는 북극의 빙하가 녹아 점차 극지역으로 상승한데 따른 영향이라 한다.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 곰의 서식처가 매년 북상하고 서식환경이 나빠지는 것과 비례해서 겨울철 북극의 한파가 그 영역을 넓혀 유럽과 한반도가 그 영향권에 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며칠과 또 그 앞주간 계속된 한파로 고통을 겪었다. 삼한사온이라는 기후패턴이 고장나 일상생활이 위축되고 제대로 활동을 못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당연히 전력사용과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 비상이 걸렸고 농작물 피해가 늘어나고 공급이 원활치 않아 값이 치솟는 상황이 연출됐다.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올해에만 국한될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북극의 빠른 해빙이 중단되지 않는한 우리의 겨울 기상으로 고착화 될 것이라는 점이다. 유럽도 마찬가지이다. 북극의 해빙은 온실가스의 영향이 크다. 북극해가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온난화는 더욱 가속회 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한랭전선의 하향형성은 더 많은 화석에너지의 사용을 가속화하게 되고 이로인해 온실현상도 심화돼 북극빙하는 녹아 없어질 것이라는 극단적인 예측도 가능해 진다. 북극해의 해빙은 곧 재난이 들이닥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수면의 상승은 남태평양의 많은 섬들을 바다속으로 잠기게 하고 일본열도를 비롯한 많은 나라의 마을이 바다 속으로 수장될 것이다. 그보다 심각한 것은 기상변화로 인한 피해이다. 겨울철 한파로 인해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패턴도 많이 바뀌었다. 전력소비의 피크가 여름철에서 겨울로 옮겨졌으며 난방기구의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 전력의 에비율을 위협하고 있다. 얼마전 전력예비율이 급격히 다운되면서 일부지역의 정전사태를 야기한 적도 있다. 전력사용을 자제하는 경보를 내린 적도 있었다. 덩달아 전기요금도 인상을 거듭하고 심야전기등 특혜도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도 해마다 한전의 적자는 누적돼 그 규모가 3조원대에 이른다고 한다. 그래도 외국보다 싼값이라고 하니 달리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요즘 집집마다 전기료가 많이 나온다고 아우성이지만 전기요금은 앞으로도 인상요인을 안고있어 문제인 것이다. 또 한차례 석유난이 불어닥치면 에너지난에 봉착하게 될 것이 뻔하다. 그 이유가 기후변화로 인한 것이 되지말란 법이 없다. 절기로는 겨울이 다가고 일주일 후면 우수이다. 언 얼음이 녹고 암울했던 겨울의 모습은 점차 사라져 가고 그 뒷자락을 봄이 차지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가올 겨울을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대책의 중심에 에너지가 있어야 하고 에너지의 중심은 바로 전력이다. 국가뿐만 아니라 각 가정과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변 린(객원논설위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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